현대자동차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첫 완성차 공장을 세우고 내년 1월부터 현지 전략 소형차 ‘쏠라리스(Solaris)’를 생산한다.
현대차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주 카멘카 지역에서 러시아공장(HMMR)의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쏠라리스의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총 5억 달러(5,800억원)를 투자해 연면적 200만㎡, 건물면적 10만㎡ 규모로 지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오는 2011년 1월부터 현지 전략 소형차인 쏠라리스를 본격 양산하고 2012년부터는 쏠라리스를 포함해 연간 15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이 공장은 전체 설비의 약 70%를 한국에서 직접 공급함으로써 국내 관련기업들의 동반성장과 함께 국내 자동차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를 비롯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엘비라 나비올리나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 등 양국의 주요 인사 및 협력업체 임직원, 현지 딜러 등 70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푸틴 총리는 정 회장을 조수석에 태우고 직접 쏠라리스를 운전하는 이벤트를 연출했다.
정몽구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지난 2008년 기공식 이후 27개월간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를 기념하는 준공식을 갖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11개 동반 진출 협력사와 함께 5,300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한편 현지 부품 협력업체를 적극 육성해 러시아 자동차산업과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현대차 러시아공장은 외국 자동차업계 가운데 최초로 프레스공장을 설치해 종합 자동차 생산공장의 면모를 갖췄다”며 “이 곳에서 러시아 고객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해 개발한 소형차 쏠라리스를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푸틴 러시아 총리는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공장을 준공하는 매우 즐거운 날”이라며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발한 가운데도 공장 건설을 포기하지 않고 준공을 마무리하게 된 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이 곳 러시아공장이 현대차의 해외 어떤 공장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며 “앞으로도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성공적인 기업활동을 할 수 있도록 러시아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쏠라리스는 중국공장의 ‘위에둥’, 체코공장의 ‘i30’, 인도공장의 ‘i10’과 ‘i20’ 등 현대차의 현지 전략 성공모델의 계보를 잇기 위해 개발된 소형차다. 쏠라리스는 내년 초 4도어 세단모델의 출시에 이어 내년 중순부터 5도어 해치백모델을 잇달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쏠라리스는 겨울이 길고 눈이 많이 오는 러시아의 기후적 특성과 현지 운전문화 등을 고려해 중형급 이상의 차량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윈드실드 와이퍼 결빙 방지장치’와 ‘급제동 경보장치’ 등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이날 러시아 생산공장의 준공으로 기존 터키공장(10만대)과 인도 1ㆍ2공장(60만대), 미국 앨라바마공장(30만대), 중국 1ㆍ2공장(60만대), 체코공장(30만대) 등을 포함해 총 205만대 규모의 해외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됐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준공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국민들의 높은 근면성과 수출을 통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을 위해 R&D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의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 회장은 “그건 잘 알고 있지만”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