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안전 우수업체 탐방:Ⅰ

◎유공­울산공장/생산성 향상 “일석이조”/최근 5년간 설비보수에만 3,300억 투자『자연과 인간의 내일을 생각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유공의 울산콤플렉스는 약 2백50만평의 부지 위에 5개공장 78개의 크고 작은 공정으로 이루졌다. 특히 위험물 탱크가 3백60기(약 4백30만㎘), 고압가스탱크가 45기(약 8만㎘)로 도처에 위험요인이 상존한 공장이다. 그런데다 73개 협력업체에서 모두 2만여명이 공장내에서 보수유지 내지는 배관개조 등의 활동을 하고있어 사고의 위험이 그만큼 많은 실정이다. 이같은 잠재위험 때문에 유공 울산공장은 안전제일주의를 경영방침의 핵심으로 삼고있다. 아울러 환경친화경영에 지역사회와의 공존공생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 그런탓에 이 공장은 설비의 안전성 확보는 물론 기본설계에서부터 건설, 공정운전, 정비작업수행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를 체계적으로 관리, 사고발생요인을 사전에 방지하는 종합적인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하면 보통 1백억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생산과 영업활동을 아무리 잘해도 대형사고 한번 나면 모두 허사입니다』 유공 울산공장의 환경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김청수이사는 『기업의 성패는 안전에 달려있다』며 이같이 강조한다. 특히 김이사는 『공해없는 쾌적한 환경과 재해없는 사업장에서 나오는 제품은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인다. 사실 이 공장의 모든 생산공정은 컴퓨터에 의해 자동조절되고 분산형 제어시스템을 채택, 공정사고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되어 2중·3중의 공정제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주기적인 대규모 정기보수를 통해 기능이 떨어진 설비는 완전히 교체, 지은지 30년이 넘었어도 새로 지은 공장과 다름없을 정도다. 최근 5년간 설비보수에 투자한 금액이 3천3백38억원으로 새공장 몇개를지을 수 있는 액수다. 김이사는 『울산공장에서도 지난 90년 신규공장에서 사고가 발생,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고 말한다. 울산공장은 이 때의 사고를 계기로 PSM을 도입했다. 올해말까지 전공정에 대한 공정안전관리체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국내 동종업계 최초로 PSM제도를 도입한 만큼 이를 우리 것으로 완성한다는 자체목표를 설정, 현재 PSM없는 안전관리는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 전종업원에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제도 도입 이후 사고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국제적인 안전기준에 근접하면서 외국의 재보험회사들이 보험요율을 인하, 연간 20억원 가량의 보험료가 절감되고 있다. ◎거평 포스코켐­포항공장/TPM제도입 공장체질 혁신운동 전개 포스코 켐은 석탄·석유·정밀화학·고분자·소재가공 등 화학산업 전반에 걸쳐 내실있는 경영다각화를 이루고 현재 12개 단위공장에서 원료부터 최종 소비재까지 생산하고 있는 종합화학회사. 지난 74년 회사설립 이후 연평균 15% 이상의 고도성장을 이룩하며 창립 10여년만에 포항지역에 대단위 화학콤비나트를 구축, 거평그룹내 주력업체로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는 「21세기 경영비전」을 선포, 경영혁신과 함께 일찍이 ISO 9002 품질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는 냄새없는 「청정공장」에 도전하고 있다. 『안전·환경이 품질보다 우선합니다.』 이 회사 포항공장의 문재선 공장장(상무)은 『매월 관리자와 현장계장, 대리급이상 간부 등 50여명이 강당에 모여 공장안전회의를 열고 안전과 환경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힘주어 말한다. 특히 문상무는 『지난 95년부터 「청정 2000」이란 구호를 내걸고 고객·지역주민·가족과 함께하는 활기차고 깨끗한 청정공장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포항공장은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을 도입, 청소·청결·정리·정돈활동을 시작으로 공장설비를 초기 상태로 재구축하는 공장체질 혁신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위험요인을 없애 재해없는 공장을 만들어 설비의 종합효율을 극대화, 최고의 품질을 생산한다는 것이 TPM의 기본방침이다. 문상무는 『지난 94년 대형사고의 후유증으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낭비했다』며 이같이 강조한다. 주민들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이제는 한단계 더 나아가 『제품제조 과정에서 나는 냄새까지도 절대 공장 밖으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각오로 환경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실제 이 공장은 무수프탈산 제조과정에서 나오는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42억원을 투입, 최첨단 열분해 소각로를 설치해 오염도가 법적 규제치의 1∼2%에 불과, 거의 완벽하게 환경문제를 해결했다. 특히 지난해 콜타르·카본블랙·무수프탈산 등 모두 7개공정에 공정안전관리기법(PSM)을 도입, 적용하면서 안전관리 문제도 한단계 끌어 올렸다. ◎금호석유화학­여천공장/제조공정 도면 등 체계화로 효율적 관리 금호석유화학 여천공장은 1979년에 준공돼 부타디엔, 합성고무, 알킬페놀, 카본블랙 및 스팀 등을 제조하고 있는 화학장치 산업체이다. 특성상 설계 단계에서부터 설비 등에 대한 안전사항이 많이 고려돼 있기 때문에 사고의 발생빈도는 타 업종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나 단 한번의 사고에 의해서도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성이 항상 잠재돼 있다. 금호석유화학 여천공장은 이같은 단 한번의 중대산업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정내 잠재돼 있는 위험요소를 찾아 대처할 수 있도록 기존의 안전관리제도를 보다 체계적·논리적·구체적으로 구현한 공정안전관리(PSM) 기법을 도입했다. 유창수 공장장(부사장)은 『PSM은 설계에서부터 건설, 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정을 상세하게 기록하는 힘든 작업이지만 그 효과는 엄청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공정안전보고서 제출기한을 1년 앞당긴 오는 98년까지 모든 공정의 안전보고서를 작성,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공장장은 『PSM을 기존의 ISO­9001과 ISO­14001에 연계, 통합해 명실공히 품질·환경·안전의 통합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공장은 PSM을 도입, 추진하면서 상당한 효과를 보고있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첫째 분산되어 있던 제조공정 관련 자료와 도면 등을 체계화해 효율적인 공정개선과 기술개발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둘째는 체계화 된 자료를 토대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내려 공정내 잠재 위험성을 최소화 했다. 셋째 안전운전 절차 및 하도급 관리기준을 명확히 해 작업실수에 대한 사고를 사전 예방하고 비상조치계획을 보완, 사고 발생시 인적·물적 손실의 피해를 최소화 했다. 넷째는 설비의 안전성 유지를 위한 설계·설치·운전·정비 기준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제도화, 시설물의 수명을 높이고 가동률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유공장장은 『종업원들의 안전의식이 한단계 높아진 점과 안전한 작업환경 유지가 PSM의 가장 큰 효과』라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인천공장/위험성평가팀 구성/자체안전감사 실시 한화에너지(주)는 1968년 현재 (주)한화의 전신인 한국화약과 미국의 유니온 오일사와 합작으로 설립된 종합에너지 회사인 경인에너지(주)가 전신이다. 이 회사는 72년 국내 유일의 민간 상업발전소(16만2천㎾ 2기)와 하루 처리능력 5만배럴의 정유공장으로 시작해 윤활유공장, BTX석유화학 공장을 증설, 현재 원유처리능력 하루 27만5천배럴의 정유공장과 총 발전용량 1백22만4천8백㎾로 수도권의 에너지 공급에 주력해 오고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합작선인 미국 유니온 오일사로부터 선진안전관리체계를 받아들여 77년 5백60만시간, 79년 1백20만시간, 84년 2백16만시간 등 무재해 달성으로 미국 안전관리기관으로부터 세차례 무재해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92년부터 계속되는 대규모 공장증설로 근로자 및 협력업체 인원이 크게 증가된데다 이들의 안전의식 부족과 안전관리 소홀로 안전사고가 급증, 이를 극복키 위해 PSM 기법을 도입했다. 한화에너지는 특히 정부가 중대산업사고 예방제도인 PSM제도를 법적으로 시행, 이를 기회로 공장내 안전관리체계를 대대적으로 개선, 종합적이고 자율적인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이 공장(공장장 박동호 상무)은 PSM 구축 및 추진을 위해 안전환경실의 조직을 강화하고 새로 위험성평가를 위한 HAZOP팀을 구성, 해외 컨설턴트와 함께 자체 안전감사를 실시했다. 박상무는 『PSM의 효과를 지금 말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피부로 느끼는 성과는 비현실적인 안전사규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점, 각종 도면 및 자료들이 현장공정과 일치되도록 보완한 것 등은 상당한 효과』라고 자평했다. 이 회사는 PSM을 도입하면서 몇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게됐다. 첫째는 PSM은 무엇보다 전종업원의 안전의식 제고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경영자들의 솔선수범한 안전의식과 강력한 의지에 근로자들의 확고한 안전의식이 PSM제도 정착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PSM제도를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과 안전을 위한 투자 역시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그동안의 방대한 작업이 헛되지 않도록 세부적인 내부진단을 실시하고 꾸준한 유지관리를 위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에너지는 PSM 도입으로 자율적인 안전관리체계로 전환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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