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에서 연말연초 개각론이 비중 있게 흘러나오는 가운데 연쇄 퍼즐식으로 고위직 인사가 뒤따를 게 확실한 탓이다. 특히 개각의 사정권에 주요20개국(G20)에 가려 미뤄졌던 경제부처가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과 기업들까지 인사 시기와 폭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관가 인사에 뒤이어 임기가 다가오는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감사 등 고위직 인사까지 예정돼 있어 인사 후폭풍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부처 개각 폭 커지나=지금까지 개각 대상으로 사실상 확정된 곳은 3개월, 6개째 자리가 비어 있는 감사원장과 국가권익위원장, 지난 8월 개각 때 교체에 실패한 지식경제부ㆍ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다. 관건은 여기에 여타 경제부처 장관들에까지 개각 범위가 확대될지 여부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거취가 그 핵심에 놓여 있다. 사실 G20 회의 이전까지만 해도 윤 장관의 교체는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후임으로 강력하게 거론됐던 윤진식 한나라당 의원이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나서고 여기에 마땅한 후보가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최근에는 유임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예산안 파동 등으로 여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진 터여서 교체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윤 장관이 바뀔 경우 여당 내 정책통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호남 출신의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거명되고 최중경 경제수석도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진 위원장도 영전 여부와 관계없이 교체 가능성이 나온다. 한때 후임 금융위원장에는 이창용 G20기획조정단장으로 굳어진 것처럼 말이 나왔지만 본인이 해외근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로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후임 금융위원장 후보에는 최중경 수석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신동규 은행연합회장 등이 모두 포함된 상황이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금융감독원장에는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김용환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금융위원장 후보에 올라 있는 윤용로 전 행장, 신동규 회장 등도 물망에 올라 있다. 권 부위원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이 후보에 올라 있는 가운데 금융위 1급 중 한 명이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신 관리관은 9개월째 공석인 금융통화위원 후보로도 거론된다. 지경부의 경우 김영학 전 지경부 2차관과 조환익 KOTRA 사장,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홍석우 AT커니코리아 부회장, 박봉규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비경제부처는=비경제부처에서 가장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감사원장 후임은 법조인 출신을 중심으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경한 전 법무부 장관,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 안대희 대법관, 조무제 전 대법관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강만수 경쟁력강화위원장 등 경제전문가의 기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감사원장 영전 가능성도 나온다. 문화부 장관 후보로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박형준 전 정무수석, 주호영 전 특임장관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나 유인촌 장관의 유임 얘기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과학기술위원장에는 안철수 KAIST 석좌교수와 윤종용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한나라당 서상기ㆍ박영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또한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는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 등 대구경북(TK) 지역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위직 인사도 줄줄이 대기=개각에 뒤이어 1급 이상 고위직의 연쇄 인사도 예정돼 있다. 당장 공석인 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을 채워야 하는데 재정부나 지경부 1급에서 갈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청장의 교체설도 나온다. 이 경우 국장급에서도 연쇄 인사가 불가피하다. 금융위에서도 1급 이상의 대폭 인사가 확실시된다. 1급 중 한 사람이 당장 부위원장으로 올라가지 못하더라도 금감원 고위인사 등의 결과에 따라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내년 산업은행 등의 인사 결과도 관건이다. ◇도미노 인사 금융기관ㆍ공기업까지 이어질 듯=공기업 중에서는 공석인 증권금융 사장 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재정부 세제실 출신인 우주하 국방부 기획조정실장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은행연합회장 등과 함께 조폐공사 등 여타 공기업 수장들도 도미노 인사에 따라 조기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공기업도 인사 태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업 쪽에서는 지경부 산하 주요 공공기관장들의 거취가 관심을 모은다. 김쌍수 한국전력공사 사장,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 등 임기가 8개월가량 남은 기관장들이 주요 대상이다. 특히 한전 사장이 교체될 경우 한국수력원자력ㆍ한전KDN 등 발전 자회사의 수장들도 줄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현 정부 임기 초반 임명된 공기업 감사들도 내년 상반기 무더기로 임기가 돌아오는데 일부에서는 전체 수요만 3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