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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문화를 바꾼다] 엄숙하기보다는 정겨운 친근감이…

■ 신을 만나는 공간, 종교건축물

모새골 성서연구소

가장 값진 것을 신께 바친다는 믿음 아래 심혈을 기울여 지어진 종교건축물은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특히 국내 교회 건축에서 눈에 띄는 감성은 '엄숙함'보다는 '친근감'이다. 한국건축문화대상 제3회 본상 수상작인 서울 동소문동 '예닮교회'는 '성전'보다는 문화예술공간의 느낌이 강하다. 1,000여석 규모의 대예배실은 음향효과를 고려한 벽면 처리와 실내장식으로 공연장처럼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실외조경과 미술품 설치 등으로 신자들이 부담 없이 교회를 방문하도록 했다. 지난 2001년 본상을 수상한 '분당 가나안교회'는 1층 진입구의 열린 공간으로 주목을 받는다. 여유 있게 펼쳐진 1층은 예배당을 찾은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1층을 통해 연결된 경쾌한 외부공간과 대비되듯 2ㆍ3층의 예배공간은 엄숙하고 성스럽게 설계됐다. 십자가를 중심으로 한 부채꼴 형태를 띠고 있어 성소에 대한 집중을 유도하고 있으며 닫힌 벽체 공간 틈새로 들어오는 빛은 내ㆍ외부공간의 명암 대비를 극대화해 긴장감을 준다. 대구광역시 외곽의 조용한 주택가에 세워진 '포도원교회(2006년 우수상)'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건축물이다. 아담한 부지에 거칠지만 소박하고 정감 있는 재료를 사용해 조용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식 없는 회색 콘크리트는 정겨움과 소박함을 자아내며 천정과 벽체 틈새로 스며드는 자연광은 어떤 장식보다도 풍요로운 표정을 그린다. 반면 가톨릭 건축에서는 검소하고 소박한 분위기를 간직하려는 경향이 발견된다. 2010년 우수상을 수상한 '천주교 마산교구 가톨릭 교육관'은 중세 수도원의 엄격성과 품격을 표현하고자 했다. 봉화산 9부능선에 자리잡아 위치만으로도 하나의 성지 같은 느낌을 주며 성벽과 돌계단으로 이뤄진 경사순로는 고난과 고결한 신앙의 길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전기ㆍ설비 등을 일절 배제한 기념성당은 교구청 단지 내와 인근지역의 상징적인 신앙 조형물로 기능함은 물론 신자들에게는 순례지로, 일반인에게는 종교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모세골 성서연구원(2005년 특선)' 역시 30명 정도만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을 중심으로 검박한 느낌을 살려 설계됐다. 작지만 인간의 척도에 알맞은 크기의 예배당은 신자들에게 경건함을 선사하며 전체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해 질박한 수도원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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