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작은 계열사들의 인수 후보들도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2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우투증권 예비입찰 마감은 다음달 21일이다.
정부는 우투증권에 우리자산운용ㆍ아비바생명ㆍ저축은행을 묶어 팔고 우리F&I와 우리파이낸셜은 별도로 매각하는 '4+1+1'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우투 패키지 매각가는 1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투를 삼킬 경우 증권 분야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나올 수 있다. 게다가 당국이 또 하나의 대형 매물인 대우증권은 당분간 팔지 않기로 한 탓에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무조건 우투증권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으로서는 KB금융과 NH의 2파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비은행 계열사를 강화해야 하는 KB금융 입장에서 우투증권은 무조건 잡아야 한다. 내부에서도 우투증권을 사들이고 자체 사옥만 마련하면 국민은행을 포함해 역대 KB 수장들이 하지 못한 성과를 내는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입장에서도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셈이다.
KB는 최근 도이치증권과 삼정KPMG 등으로 구성된 우투증권 인수자문단을 구성했다.
임종룡 NH금융지주 회장은 대놓고 인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임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우리투자증권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측의 동의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NH 측은 인수자문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했다. 금융권은 NH가 우투증권을 인수하면 비은행 부문을 크게 강화하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증권도 우투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신은 7월부터 우투증권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관련 내용을 검토해왔다. 10일에는 "(우리투자증권)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해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도인데 금융지주 계열에 비해서는 자금동원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신증권은 대신저축은행 인수로 고전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1ㆍ4분기(4~6월) 49억여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연결로는 55억원 적자다. 대신저축은행이 순손실만 125억원을 낸 탓이 크다.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이 설립한 파인스트리트그룹도 우투증권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파인스트리트는 최근 비밀유지확약서(CA)를 제출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갔다. 파인 측은 우투 패키지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나아간다는 복안을 세워둔 상태다. 최종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지만 KB나 NH에 비해 무게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예상대로 우투증권 인수전은 참여자들이 크게 늘면서 흥행하는 분위기"라며 "아직 예비입찰 마감이 남아 있는 관계로 추가로 경쟁자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별도 매각으로 나오는 우리파이낸셜과 우리F&I도 잠재적 인수 후보자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우리파이낸셜의 경우 KT캐피탈이 이달 초 인수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미 갖고 있는 KT금호렌터카ㆍ비씨카드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복안이다. 메리츠금융지주도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여신전문사 인수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부실채권 투자전문사인 우리F&I는 군침을 흘리는 곳이 많다. 유암코와 함께 부실채권시장을 양분하고 있는데다 수익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우리F&I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나무코프를 필두로 대형 금융지주사들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우투증권의 예비입찰이 마감되는 대로 인수의향자들의 실사를 거쳐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 3월께 계약을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