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골프 가문 DNA가 다르다?

스태들러로 본 父子 챔피언

하스 집안 PGA 통산 14승 합작

메이저 8승 모리스 최고 명문가에

아버지 크레이그.

'골프 DNA가 다른 것일까'

케빈 스태들러(34·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부자(父子) 챔피언'의 대열에 합류하면서 우월한 골프 유전자에 대한 궁금증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스태들러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끝난 피닉스 오픈에서 4라운드 합계 16언더파 268타의 성적으로 투어 데뷔 12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PGA 투어 역대 아홉 번째 골프 명문가가 등록된 순간이었다. 스태들러는 1982년 마스터스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13승을 거둔 크레이그 스태들러(61)의 아들이다. 아버지처럼 '바다코끼리 수염'을 기르진 않았지만 뚱보 몸매는 그대로 빼닮았다.


스태들러 부자의 기록은 이뿐이 아니다. 아들 케빈은 2006년 유럽 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우승한 적이 있고 아버지 크레이그는 유럽에서 3승을 거뒀기 때문에 양대 투어에서 모두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세계 유일의 부자가 됐다. 2004년 아버지와 아들이 한날한시에 각각 PGA 시니어 투어 뱅크오브아메리카와 2부 투어 레이크 에리 채리티 대회에서 동반 우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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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들러에 앞서 2010년 '부자 챔프 클럽'에 가입한 하스 집안도 알아주는 골프 가문이다. 아들인 빌 하스(32·미국)는 그해 봅호프 클래식 우승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통산 5승을 거뒀다. 아버지 제이 하스는 1988년 같은 봅호프 대회를 포함해 PGA 투어에서 통산 9승의 기록을 남겼다. 빌의 삼촌 제리는 1994년 2부 투어에서 3승을 올렸고 앞서 아버지 제이의 외삼촌인 봅 골비는 1968년 마스터스를 제패했다.

최고의 골프 명문가는 톰 모리스(스코틀랜드) 집안이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아버지 모리스가 4승(1861·1862·1864·1867년), 알코올 중독으로 24세에 요절한 아들 모리스 주니어도 4승(1868~1870·1872년)을 올렸다.

부자 챔피언은 유럽 투어에선 스태들러 부자를 포함해 세 차례 나왔고 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모녀 우승은 아직 기록된 적이 없다.

반면 부자 챔프들을 부러워하는 왕년의 스타들도 많다. 메이저 18승에 빛나는 '원조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미국)의 아들 게리는 투어에 데뷔한 2000년 벨사우스 클래식에서 필 미컬슨(미국)과 연장전에서 우승 기회를 놓친 뒤 거의 이름을 드러내지 못했다. 통산 25승을 거두고 해설가로 활동 중인 조니 밀러(미국)의 아들 앤디도 2003년 투어에 발을 담갔지만 이내 잠잠해졌다.

타이거 우즈(39·미국)의 경우를 보면 골프 유전자보다도 후천적인 교육이 더 중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될 법도 하다. 직업 군인 출신이었던 아버지 얼 우즈는 6개월 된 아들을 차고에 앉혀둔 채 골프 연습을 하며 골프의 씨앗을 심어줬고 4살이 되자 전문 코치에게 교습을 맡겼다. "골프를 스스로 좋아할 수 있도록 자유를 줬다"는 아버지는 우즈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정신적인 스승이 됐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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