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을 아껴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44달러를 돌파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국내유가까지 치솟자 서민들이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갖은 묘안을 짜내고 있다.
◆ 일본식 `셀프 주유소' 인기
요즘은 단돈 100원이라도 아끼려는 생각에 본인이 직접 주유하는 `셀프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들이 많아졌다.
물가가 높은 일본에서는 이미 몇년 전부터 셀프 주유소가 자리를 잡았는데 요즘은 치솟는 유가로 인해 우리나라에서도 셀프 주유소가 확산되는 추세다.
김포공항 부근 S셀프주유소 관계자는 "최근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고객이 20~30% 가량 늘었다"며 "고객 대부분은 단골손님이 돼서 계속 찾아온다"고 말했다.
◆ `최저가 주유소' 비교 사이트 등장
`에너지시민연대'(www.100.or.kr)는 최근 홈페이지에 `서울 시내 금주의 최저가 주유소는?'이라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코너는 일정 기간 서울 시내 740여곳에 달하는 주유소를 대상으로 최저가 업체를 선정, 소재지와 한달간 가격추이, 현재가 등의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제공한다.
주유소의 가격표를 꼼꼼히 살피고 조금이라도 더 낮은 가격을 내건 주유소를 찾는 운전자가 많아진 것도 달라진 풍속도이다.
◆ 주유도 `짠돌이 스타일'
1천원 단위로 꼭 필요한 양 만큼만 주유하는 것은 기본.
단위당 주유단가도 낮아져서 예전에는 5만원어치를 주유하던 고객이 요즘은 3만~4만원어치를 주유하는 등 씀씀이가 줄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D그룹 배모(36) 과장은 "주변을 보면 시내보다는 약간 값이 싼 외곽지역에서 주유하거나 에어컨 사용을 줄이고 급가속, 급출발을 하지 않는 등 손쉽게 실천할 수있는 에너지 절감책을 사용하는 운전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 "백화점도 대중교통 이용"
유가가 오르자 대중교통을 타고 백화점을 찾는고객이 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들을 겨냥, `빨간 모자'를 쓴 아르바이트생 10여명이 고객의 짐을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까지 들어주는 서비스를 도입해 인기를 얻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배종호 판매기획팀장은 "마케팅도 `고유가 시대'를 반영해 전략을 짜고 있다"며 "최근 젊은층 고객을 위한 오토바이 전시회를 열었는데 기름 절약형 소형 스쿠터가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 `손님 끌기..뭉쳐야 산다'
최근 고객 감소에 위기감을 느낀 주유소들은 인근에 있는 다른 업종의 업소와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주유소가 고객에게 같은 동네 음식점, 목욕탕 등을 할인해 이용할 수 있는 5천원~1만원권 쿠폰을 발행하는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것.
주유소는 손님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 업체는 고정손님을 확보할수 있어서 `윈-윈(Win-Win) 효과'가 있는 셈이다.
경주에 있는 모 정유사 주유소는 최근 같은 동네 목욕탕과 제휴를 맺었다.
목욕탕과 찜질방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게 된 고객들은 이 주유소로 몰려들었고 목욕탕은 비수기인 여름철에 안정적인 매출을 올려, 두 업소 모두 `윈-윈 효과'를 톡톡히누렸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