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예배를 드리기 위해 이슬람 사원에 모인 이집트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서 이집트 전역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이집트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인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시위에 합류하고 오랜 우방국이었던 미국마저 현 정권에 정치 개혁 압박을 가하고 있어 이번 주말이 이집트의 ‘운명’을 결정짓는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AP통신에 따르면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수도 카이로 주요 사원 중 하나인 알 아즈하르 사원에서 금요 기도회를 마친 직후 거리로 뛰쳐나와 30년간 집권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관저 인근까지 진출했다.
여기에 고국의 민주화를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급거 귀국한 엘바라데이까지 시위에 참가해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위기를 느낀 무바라크 대통령은 사원 주변에 경찰 병력을 집중 배치하고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차단하는 등 시위확산 차단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시위대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또 이집트 현 정권과 오랫동안 결탁해 온 미국마저 정치개혁을 압박하고 있어 무마라크 정권은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이번 시위를 통해 호스니 무바라크 현 대통령은 이집트 국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 정치개혁에 필요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반정부 시위가 촉발된 이후 처음 맞는 주말인데다 엘바라데이가 귀국하고 국제사회마저 이집트 현 정권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 이번 주말이 이집트 민주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