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 경제, 새해 빠른 회복 기대

■ 월가 이코노미스트 전망소비심리 살고 실업 증가율도 둔화 테러로 상처받은 미국인들의 소비요구가 빠르게 살아나고, 실업자 증가율이 둔화하면서 새해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28일 발표된 소비자신뢰지수 등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들을 통해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을 내리고 있다.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데, 9ㆍ11 테러 직후 미국인들의 소비 욕구가 급감, 테러 이전에 완만하게 가라앉던 미국 경제를 추락케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반군에 점령된 후부터 미국인들의 소비가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연말을 맞아 빠른 속도로 회복함으로써 경기 회복의 속도가 빨라 질 것임을 예견케 하고 있다. 컨퍼런스보드는 "소비자 신뢰지수가 이미 경기침체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다"며 "지수 상승은 내년 중반기에 경기가 좋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자보험 신규청구자 수는 7,000명 증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수준의 절반에 그쳤다. 이는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자 증가 속도가 빠르게 완화되면서 경기 저점이 임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거래도 활발하다. 전미 부동산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존주택 거래건수는 전월대비 0.6% 상승했으며, 신규주택 거래건수는 6.4% 증가했다. 새집 거래가 활발한 것은 주택 담보금리가 하락한데다 올 겨울 미국의 날씨가 포근했기 때문이다. 전미 구매자관리협회(NAPM)가 공업지대인 시카고 일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제조업지수는 12월에 41.4로 전월의 41.1에 비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의 원인을 제공한 기업들의 투자 위축이 여전히 제조업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내구재 주문량은 지난달 4.8% 하락했다. 이는 전달에 전쟁물자 주문이 급증하면서 12.5% 급상승한데 따른 반사효과로 해석되며, 군수물자가 집중된 항공기ㆍ차량등을 제외할 경우 주문량은 전달에 비해 1.1% 증가, 제조업 부문에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읽을수 있다. 이 같은 지표호조와 함께 유가 안정이 미국 경제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생산을 150만 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했지만, 이정도 규모는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OPEC의 감산 결정이전에 배럴당 21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20달러 대로 하락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인들의 소비 욕구가 살아나고 제조업의 주문량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새해에 경기가 살아날 것이지만, 과거 경기 침체 후 1~2년 동안 5~6%의 급성장을 이룩했던 'V자형'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 부문의 투자가 내년초에도 상당기간 위축되고, 실업률 증가에 따른 소비 둔화가 급격한 회복의 장애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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