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홍규씨, 잡지에 광고하며 금도장 팔았다

■ 前 국새제작단장 민씨 의혹 어디까지?<br>"제4대 국새 제작 후 남은 金 800~900g으로 금도장 로비ㆍ판매<br>→전통 주물기술 없다→ 박물관 전시 국새 복원품도 남의 작품"

제4대 국새제작단장이었던 민홍규(56)씨가 국새를 만든 이듬해인 지난 2008년 월간지에 국새 사진을 실은 광고를 싣고 '금장 개인ㆍ법인옥새(금도장)'을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민씨와 '황금 골프 퍼터' 제작을 추진했던 G사 박준서 대표는 25일 민홍규씨가 직접 만들지도 않은 금장 옥새를 광고한 2008년 11월께 월간지 '노블리제(Noblige)'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에는 민씨의 사진 아래 '민홍규, 조선왕조 32대 옥새전각장' '대한민국 국새제작단 단장'이라고 소개하고, 국새 사진과 함께 '이것이 대한민국의 국새다. 이제 귀하의 가문 및 기업의 영광의 상징으로 재현됩니다'라는 문구와 연락처를 실었다.

◇국새 만든 이듬해 월간지에 개인ㆍ법인옥새 광고

박 대표는 "광고에 금장 가격은 나오지 않았지만 개인용 도장은 개당 3,000만원, 법인용 옥새는 5,000만~1억원, 기업용 옥새는 2억~3억원에 가격이 책정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광고까지 만들어 금장을 판매하고 엄청난 이익을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민씨와 황금 퍼터를 출시했다가 민씨가 주물기술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최근 국새제작단에서 주물을 담당했던 이창수(46) 장인과 손 잡고 퍼터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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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민씨가 주장과는 달리 전통 주물기법을 갖고 있지 않으며 금장도 다른 장인에게 시켜서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통 주물기법은 주석을 넣지만 제4대 국새에는 주석이 발견되지 않았다. 민씨가 스승이라 주장했던 석불 정기호 선생의 아들도 민씨가 아버지 제자를 사칭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창수 장인도 경찰 조사에서 "200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민씨가 밀랍으로 된 국새 모형 등을 전해주면 내가 현대식 가마 기법으로 주물을 제작했다. 민씨가 국새를 만들어 달라고 할 때마다 '전통 기법으로 만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마감이 촉박한 만큼 네가 해달라'고 요청했다. (전통기법으로 국새를 만들었다는) 민씨의 말은 거짓이었다 "고 진술했다.

◇경찰, 민씨 소환해 국새 제작기술 보유 여부 확인키로

4대 국새제작단원이었던 박모씨도 "민씨가 600년 비전(秘傳)이라며 복원ㆍ전시해 온 조선조 옥새 대부분이 이창수 장인 등 다른 장인들이 작업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민씨가 만들었다는 '대한옥새' 등 조선 옥새와 인장 복원품은 미국 워싱턴DC의 스미스소니언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ㆍ국립전주박물관ㆍ이천시립박물관 등에서 전시 중이거나 전시됐었다.

민씨는 국새 제작에 쓰고 남은 금 800~900g(시가 4,000여만원)으로 로비ㆍ판매용 금도장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창수 장인도 민씨가 국새 제작을 전후해 금도장 16개를 만들어 이 중 13개를 정ㆍ관계 인사에게 로비용으로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민씨는 2007년 초 12개, 그해 말 4개의 도장을 만들어 정치인 등에게 제공하고 일반인에게 1,500만~2,500만원에 판매했다. 다만 국새 제작에 쓰고 남은 금으로 이들 금도장을 만들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민씨의 국새 제작기술 보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르면 주말께 민씨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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