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여성인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는 데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2012년 우리나라의 성격차지수(GGIㆍGender Gap Index)는 135개국 중 108위로서 지난해 107위보다 한 단계 낮아졌고 특히 경제참여 부분 순위는 116위로 더욱 낮은 편이다. 이 지수는 여성의 지위향상 수준이 아니라 남녀 간 성평등 격차 지수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싶다. 즉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가 발전과 더불어 남성의 지위도 향상됐기 때문에 남녀 간 격차가 좀 더 벌어졌다는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가 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남녀 간 격차를 어떻게 줄이는가 하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 발전을 위해 여성의 고용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여성들의 고용률은 최근 10년간 50%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고 여성은 20대 말까지 상승세로 취업을 하다가도 30세 이후에는 임신ㆍ출산ㆍ육아 등의 이유로 직장을 떠나면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40세 이후 중년여성의 취업이 약간 증가해 고용률 곡선이 다시 오르는 M자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성이 출산ㆍ육아 등으로 직장을 떠나게 되는 것 또한 경력이 단절된 후에 노동시장에 재진입이 쉽지 않은 것 등은 모두 안타까운 일인데 이는 근본적으로 아이를 맡길 '좋은 보육시설'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여성이 직장에서 일하며 동시에 안심하고 자녀를 잘 양육하려면 무엇보다도 '좋은 보육시설'이 많아야 한다. 내 자식만은 '좋은 보육시설'에서 키우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인 만큼 훌륭한 보육교사, 양질의 프로그램, 좋은 보육시설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근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단지형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ㆍ운영을 위한 컨소시엄 공모를 했는데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도 지난해 공동직장어린이집을 설립했다. 공간은 여성정책연구원이 제공하고 주변 6개 연구원이 공동으로 직장어린이집을 설립, 여러 기관의 어린이들을 보육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인건비 및 운영비를 지원하고 우리은행이 후원을 하고 있어 운영이 한결 수월하다.
중소기업은 홀로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기는 어려운 점이 많으므로 공동의 컨소시엄을 이루는 것이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개별 기업 및 기관이 약간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가 있다. 해법은 대기업이 보육기금을 모아서 중소기업을 도우면 가능할 수 있다. 또한 보육시설의 공간을 마련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방자치단체나 공간의 여유가 있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제공 받으면 해결된다.
요컨대 지자체가 공간을 제공하고 대기업이 후원하는 중소기업 공동직장보육시설 컨소시엄이 생긴다면 중소기업 근로자의 일ㆍ가정 양립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 되는 동시에 여성고용률을 높이는 받침돌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