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국을 이끄는 50인의 경영인]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

열린 기업문화 선도 개방형 CEO<br>창의적인 업무 능력 향상위해… 야근 없애고 회의도 간결하게


"치어리더로, 때로는 코치로 직원들과 같이 호흡하겠습니다" 지난 2005년 1월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의 취임 일성에서 알수 있듯이 차사장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방적인 경영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경영자이지만 직원들에게 '나를 따르라'보다는 '내가 도와주겠다'라는 새로운 리더십을 몸소 선보이며 열린 기업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 P&G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전문경영인의 자리에 오른 차사장은 특히 최종 소비자를 상대하는 LG생활건강의 경영에서 마케팅을 가장 중시한다. 그는 "마케팅은 차별화되고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가는 것으로 그 핵심은 바로 창의력"이라고 강조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생각이 자라나는 소비자 마케팅 회사'라는 직원 가치제안은 창의력을 중시하는 그의 경영철학을 대변한다. 이 같은 가치 제안은 창의성이라는 것이 고민없이 가만히 있다가 어느 한 순간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그의 평상시 지론에서 비롯됐다. 일에 대한 수많은 고민이 쌓이고 쌓여 응축된 생각이 뛰어난 창의성으로 표출된다는 뜻이다. 때문에 직원들에게 항상 스스로를 불편하게 만들면서 계속 채찍질해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그는 야근문화를 없애 직원들이 자기계발이나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으며 간결한 회의 문화를 통해 차라리 그 시간에 '고객을 위해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자고 역설하는등 직원들의 창의적인 업무 능력 향상을 돕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차 사장은 '멋진 실패에 상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 줄 것'이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새로운 일에 과감히 도전하라고 강조한다. 기업이건 사람이건 달리지 않으면 넘어지는 두발 자전거와 같아서 일시적인 성공에 안주한 채 변화하지 않는다면 결국은 도태된다는 얘기다. 차 사장은 자신의 취미도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하기'라고 말할 정도로 실생활에서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변화하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변화를 중시하면서도 그는 반대로 변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정직'과 '투명함'을 꼽는다. 투명함이란 둥근 케이크처럼 어떠한 각도에서 보든 어두운 면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뼛속까지 드러내는 정직성이야말로 업무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했듯이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올바른 일은 반드시 행하는 '착한 경영'을 펼쳐갈 것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인수를 전후해서 차 사장은 부쩍 '메디치 이펙트'를 강조하고 있다. 중세유럽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이 음악과 미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을 한데 모아 교류시킨 것이 르네상스의 시초가 된 데서 유래한 메디치 이펙트는 각기 다른 사업의 특성이 겹치는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LG생활건강은 화장품에 식품의 발효기술을 접목한 발효화장품 '수려한 수'와 '숨 37', 생활용품에 화장품 컨셉트를 가미한 '비욘드'와 주방세제 '세이프 발아현미' 등 화장품, 생활용품, 식음료의 특성이 교차하는 신제품을 쏟아내면서 시장의 호응을 얻고 있다. ■ "회사에 100%투자하는 사람은 회사 망치는 사람"
충성보다 자기계발 강조

차석용 사장은 지난 2005년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정시에 출근하고 정시에 퇴근하라”고 지시했다. 윗사람 눈치보느라 밤 늦게까지 남아서 일하는 사람은 무능하다는 그의 지론에 바탕한 것이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까지 남아 있어야 일 잘하고 회사에 충성하는 것이라 여겼던 당시 사내 분위기에서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평소 그는 “회사에 100% 투자하는 사람은 회사를 망치는 사람이다. 누구나 자기계발에 50%는 투자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회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보다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강조한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 직원들은 오전 8시와 9시중 편한 출근시간을 선택한 뒤 오후 5시와 6시에 나눠 퇴근한다. 물론 시행 초기만 해도 모두들 어색하고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차 사장이 직접 오전 7시30분에 출근해 오후 5시30분이면 퇴근하는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조기 출퇴근제는 점차 정착돼가고 있다. 차사장 취임이후 회의문화도 크게 달라졌다. 매주 한차례 4~5시간이 넘게 열리던 임원회의도 이젠 2주일에 1회, 1시간 안팎으로 대폭 간소화됐으며 회의시간도 요점만 간략히 보고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전국의 임원 및 부문장이 참석하던 간부회의 역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전화로 하는 ‘컨퍼런스 콜’을 도입했다. /김현상기자 ■ 차석용 사장은

차석용 사장은 일찍부터 글로벌기업의 경영 마인드를 몸소 체득한 글로벌 전문경영인이다.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차 사장은 뉴욕주립대와 코넬대에서 회계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인디애나 법과대학원(로스쿨)을 졸업한 미국통이다. 그는 1985년 미국 P&G 본사에 입사한 첫 한국인이 됐으며 10년만에 아시아본부 CFO(재무담당 최고임원) 등의 임원 자리에 오른후 1998년부터 한국P&G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P&G-쌍용제지 사장을 시작으로 전문경영인의 길에 들어섰다. 그후 차 사장은 한국P&G, 해태제과 등 국내외 유수 기업의 CEO를 두루 역임하며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국제적 감각과 경영능력을 쌓아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차 사장을 영입한 것 역시 글로벌 기업에서 그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LG그룹 내에서 몇 안되는 외부 수혈인사로 기용된 차 사장은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던 LG생활건강을 12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라는 성과를 낼수 있도록 탈바꿈시켰다. ■ 경영원칙

▦ 효율적인 사업구조 구축 ▦ 최고급 생활용품 육성으로 1등 브랜드 확대 ▦ 화장품 프리미엄화로 연매출 1,000억원대 브랜드 4개 확보 ▦ 코카콜라 입지 강화 및 비탄산 음료 시장 선점 ▦ 중국 화장품시장 20% 성장 달성 ◇ 약력 ▦1953년 서울 출생 ▦1974년 경기고 졸업 ▦1981년 뉴욕주립대 회계학과 졸업 ▦1983년 코넬대 경영대학원 석사(MBA) ▦1985년 미국 P&G 입사 ▦1998년 P&G-쌍용제지㈜ 사장 ▦2001년 해태제과 사장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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