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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군 장병의 머리를 무료로 깎아주는 '사랑의 가위손'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남 화순군 능주면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 홍문표(61)씨가 주인공.
홍씨가 장병에게 무료 이발봉사를 시작한 시기는 지난 2000년. 당시 46세였던 그는 배에 복수가 차올라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여드레 동안 응급실에 누워 각종 검사를 받으면서 "만약 암을 치료할 수만 있다면 죽는 순간까지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다짐했다.
천만다행으로 암 진단은 '오진'으로 판명됐으나 홍씨의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이발관 단골손님이었던 31사단 화순대대 간부에게 "부대 이발병의 기술이 부족하니 이발병에게 기술을 전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기술 전수는 물론 무료로 장병들의 머리카락을 잘랐다. 지금은 매주 화요일 오후6시부터 8시30분까지 장병 10~15명에게 무료로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홍씨는 "장병들을 재능기부나 봉사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창때 군에서 나라를 지키는 그들을 위해 나누며 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