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이비 금융기관 판친다/팩토링 등 「상법상회사」 변칙수신 일삼아

◎당국 관리·감독소홀… 선의피해 우려금융기관의 간판을 걸고 불법영업을 하는 「사이비」금융기관들이 난립,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또 팩토링, 파이낸스 등 정식금융기관이 아닌 상법상의 회사에 지나지 않아 수신업무를 할 수 없는 회사들이 변칙적으로 수신업무를 하고 있는 경우도 많아 이들에 대한 감독체계 확립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부도로 인해 지급불능상태에 빠진 경기도 철원소재 (주)한국금융과 같은 불법 금융기관들이 난립하고 있으나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유사금융기관은 금융, 투자금융 등 금융기관의 이미지를 가진 상호를 빌려 정식 금융기관으로 행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예금을 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변칙적으로 예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들 유사금융기관은 또 이미 사라져버린 금융기관 명칭을 사용하기도 한다. 서울 동대문구 소재 D투자금융은 지난해 7월 종합금융으로 전환한 「투금」의 상호를 사용하고 있다. 투금의 옛 명성을 뒤에 업고 영업활동을 펼치려는 의도다. 이는 「투자금융업법」이 아직 효력을 가지고 있어 명백한 위법임에도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제재도 받지않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정부가 이들 유사금융기관을 일일이 관리·감독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유사금융기관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단속과 홍보를 강화하는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기형> ◎철원 한국금융 피해보상 어떻게/불법금융업체… 법률상 보상힘들어/민사소송 등 법정싸움서 판가름날듯 강원도 철원군 (주)한국금융 대표 박선욱씨(38)가 지난 7일 검찰에 전격 구속됨에 따라 피해자들은 채권단을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피해를 보상받을 전망은 매우 어두운 편이다. 12일 (주)한국금융 예탁자들에 따르면 지난 5일 채권단 겸 대책위원회(위원장 박용길·52)를 구성한 뒤 피해액을 접수한 결과 이날 현재 3백85명에 1백억원을 넘어서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금융이 재정경제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사설 금융업체이기 때문에 법 테두리내에서의 피해보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당사자간의 협의해결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회사대표 박씨가 검찰에 이미 구속된데다 박씨 소유인 시가 1억원상당의 개인 집과 건물 2채 등도 거래은행에 근저당으로 설정돼 이들 부동산매각을 통한 피해자 우선변제 방안도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설사 가능하더라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실정이다.결국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박씨와 각 지점장 등 회사간부들이 자신들의 숨겨진 재산을 내놓는등 양심적인 보상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민사소송 등 장기간의 법정싸움으로 비화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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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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