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호주의 대북정책 바뀌나" 관심

정부, 北에 옥수수 5만톤 지원 제안<br>북미관계 진전 맞춰 돌파구 마련 포석불구<br>北, 3주째 묵묵부답·通美封南우려 여전

정부가 지난달 북한에 옥수수 5만톤 지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명박(MB) 정부의 상호주의 대북정책 기조에 변화가 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북한에 옥수수 5만톤 지원의사를 밝힌 것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배려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최근 급진전되고 있는 북미 관계 흐름에 맞춰 남북 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3월 북한이 개성공단 경협사무소에서 남한 당국자를 추방한 이후 대남 압박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데다 우리 정부의 옥수수 지원 접촉 제의에도 3주째 묵묵부답으로 대응하고 있어 새 정부 출범 이후 냉각된 남북 관계는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MB정부 대북정책 클릭 조종(?)=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4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에 약 3주 전 옥수수 5만톤 지원을 위한 접촉을 제의했다”며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를 통한 식량지원도 검토할 수 있고, 북한 핵 문제가 개선될 경우 개성공단 사업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요청이 있어야 지원에 나서겠다던 정부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궤도수정을 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핵 폐기와 개혁ㆍ개방 등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어야 돕겠다는 상호주의 정책이 최근 벽에 부딪히면서 정부가 대북정책 클릭조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북한이 요청해 오면 지원한다는 원칙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옥수수 지원은 (이전 정부 때) 북한이 우리에게 요청을 했고 남북간에 이미 합의됐던 사항이어서 이를 이행하기 위해 접촉을 하자고 제의한 것이다”며 대북 정책 변화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通美封南 우려 여전= 문제는 북미 관계와 핵 문제가 급진전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MB 정부에만 여전히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북한은 식량 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의 옥수수 지원 제안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며 미국과 통하고 남한은 배제한다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사정을 고려하면 5만톤 규모의 소규모 옥수수 지원이라도 마다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북한의 묵묵부답은 장기적인 대남 전략 포석에서 나왔다는 의견이 많다. 이달 중 미국의 1차 식량 지원을 앞두고 있는 북한이 우리 정부의 옥수수 지원 제안에 응하거나 별도의 대남 지원 요청을 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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