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불안 커지자 사모펀드도 찬바람

9월 국내주식형 사모펀드 신규설정 급감 <br>최장 9거래일간 신규 설정 全無


8월 이후 급락장이 이어지면서 기관을 비롯한 큰 손들이 투자하는 사모 펀드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국내 주식형 사모펀드 신규 설정원본은 1,67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8월 4,671억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새로 만들어진 주식형 사모펀드 규모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8월 급락장에 저가매수세가 몰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9월 신규 설정원본은 6월(2,929억원)이나 7월(1,807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달 7~21일까지 9거래일간, 26~29일까지 나흘간은 신규 설정이 전혀 없었다.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관과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가입하는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몸사리기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주식형사모펀드 전체 설정액만 놓고 보면 7월 7조9,259억원에서 8월 8조3,150억원, 9월 8조1,495억원으로 8월 이후 설정액이 늘었지만, 시장 불안이 가속화하면서 새로 펀드를 설정하는 움직임이 정체됐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기존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최근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지난 26일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인 1,652.71로 마감한 이후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에는 27~29일까지 저가매수를 노린 2,34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사모펀드는 433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8, 9월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7월보다 늘어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이 이어지면서 9월에는 단순히 주가가 싸다는 이유만으로 펀드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기관이나 큰손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신규 설정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분기별 자금 집행 스케줄에 따른 일시적인 정체라는 분석도 있다. 김후정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전체 설정액을 봤을 때 7조원 후반에서 8조원 초반대를 유지하며 큰 변화가 없다”며 “신규설정액 규모가 감소했다는 점만 보고 큰손들이 펀드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통상 기관들은 분기별로 자금집행 스케줄을 짜는데, 8월 저가매수 등을 이유로 이미 계획된 자금을 집행한 기관들이 9월 들어 조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유럽발 금융위기 우려로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국내 주식형펀드 순자산(공모ㆍ사모)은 8월과 9월 2개월 동안 10조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액에 운용수익을 더한 수치인 펀드 순자산은 지난 7월 71조46억원에서 8월 65조4,582억원, 9월(29일 기준) 62조7,355억원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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