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주한미국대사는 22일 “내가 대사로 있는 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꼭 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힐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하얏트호텔 1층 리젠시룸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한미간 궁극목표는 양국의 경제번영을 달성할 FTA”라며 이같이 밝혔다. 힐 대사는 그러나 “경제 분야에서 우리가 항상 한국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신 ▦제약 ▦지적재산권 분야를 거론했다.
그는 특히 스크린쿼터제 폐지에 대해 “한미 양국은 한국의 스크린쿼터 문제 때문에 양자투자협정이 몇 년간 지연됐지만 이제는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한국은 ‘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등 블록버스터를 만들었고 한국 가요가 아시아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듯 이제는 문화산업 보호를 위한 한국의 시장규제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통신ㆍ제약 분야에서 한국 정부 규제가 지나치며 지적재산권의 경우 인터넷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힐 대사는 이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한국도 다른 국가처럼 비자면제국이 되기를 바란다”며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한국도 미국 내 불법체류자를 줄이는 문제 등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광주 5ㆍ18묘역에 참배한 것에 대해 그는 “희생자와 모든 한국민이 민주주의를 추구하다 겪은 고통을 추모하고 이를 경험하기 위해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기간 광주의 한미공군기지를 방문했다며 “이 지역을 탄도미사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이 기지에 패트리엇 미사일을 장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한국을 언급하지 않은 것을 사과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부시 대통령의 연설은 국내 정치 연설”이라며 “대통령을 대변해 사과할 수는 없지만 부시 대통령과 고위관리들이 한국이 얼마나 중요한 파트너이자 친구이며 파병이 고마운지 수 차례 언급한 점은 잘 알고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힐 대사는 또 “외교관은 필요한 시설을 충분히 누림과 동시에 자랑스럽게 일할 수 있어야 하며 근무환경이 우리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해 미 대사관 신축에 많은 관심을 표시했다.
그는 한국 내 반미감정을 언급하며 “한국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야 하며 그 해답은 한국민이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