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차 기업지배구조개선 공청회 '3대 핵심쟁점'

2차 기업지배구조개선 공청회 '3대 핵심쟁점' 11일 법무부 주관의 상법개정 공청회를 시작으로 2차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세계은행(IBRD)의 자금을 지원받아 세종 법무법인 등에 의뢰해 마련한 기업지배구조개선 권고안을 토대로 이번 공청회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정부안을 확정한 뒤 입법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집중투표제 의무화, 주주 대표소송제도 개선, 소수주주권 강화, 이해관계자 거래에 대한 감독강화 등 핵심쟁점들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전체적으로 법무부안에 대해 찬반이 3대3으로 갈려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3가지 핵심쟁점을 소개한다. ◇집중투표제 의무화=도입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뽑을 때 주주들이 자신이 원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이나 상법상 회사가 정관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지금까지 이사회에서 배제된 소액주주들이 힘을 모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정부도 대주주에 의한 일방적인 기업경영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소수주주들의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이날 공청회에서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강제할 경우의 부작용을 제시했다. 즉 회사가 집중투표로 선임된 이사와 일반이사로 갈려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집중투표로 선임된 이사가 그를 추천한 주주들의 이익만을 위할 경우 회사의 전체적인 이익과 상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주주의 의사를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에서 도입에 찬성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제=기업들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제도 중의 하나다. 허위공시나 회계장부 조작 등 기업의 잘못된 경영으로 손해를 입은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경우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주주도 함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책임경영을 강제할 수 있는 장치라며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는 소송 남발로 인한 기업활동의 위축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를 「도입검토」 과제로 제시했다. 토론회에서 삼성전자 상무인 이경훈 변호사는 『기업의 수용능력과 제반 사회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경실련을 대표한 서헌제 교수는 전격도입 및 제약조건의 완화를 주장했다. ◇대표소송제 개선=회사에 손해를 끼친 이사나 임원을 상대로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1 이상을 가진 주주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로 현재도 운영되고는 있으나 승소하더라도 소송제기자(주주)의 직접적인 이익이 없다. 따라서 권고안은 승소한 주주에게 회사가 변호사 수임료 등 소송비용 전액과 승소금액의 일부를 지급하도록 했다. 재계에서도 대표소송의 실효성을 위해 일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액은 아니더라도 소송비용의 일부 지급 등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토론회에서 재계를 대표한 참석자들은 소송비용 부담은 인정하면서도 남용의 가능성을 우려, 승소금액의 일부를 지급하는 데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의식기자 입력시간 2000/10/11 19:0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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