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주식시장은 현재 인터넷 사이트나 사채시장등 비제도권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비상장, 비등록 업체의 음성적 주식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개설되는 것이다.현재 비제도권 투자자는 10만~15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나 투자자 보호등 제반여건은 미흡한 실정이다. 제3 주식시장이 열리면 거래대상 기업의 경영성과가 어느정도 투명해질 뿐 아니라 상장 또는 등록되지 못한 기업에게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거래절차=제 3주식시장의 거래대상은 외부감사인인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또는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으로, 해당기업이나 증권사가 제 3시장 지정을 신청하면 증권업협회가 심사해 승인한다.
거래대상으로 지정된 기업은 사업보고서등 정기적인 공시서류를 비치하고 경영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때는 이를 수시로 공시해야 한다. 공시의무을 지키지 않거나 1년간 주식걱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때에는 지정이 취소된다.
매매방법은 코스닥 시장의 호가중계 시스템을 통해 매매된다. 매매증거금은 100%이고 매매주문은 증권사를 통해 전화나 주문표작성, 전산(HTS)주문이 가능하다. 지정가 주문을 원칙으로 종목, 수량, 가격, 기타 고객정보등이 주문의 기본내용이다.
수량단위는 1주이고 가격단위는 10원(1만원 미만), 50원(5만원 미만), 100원(10만원 미만)등 코스닥시장과 동일하게 적용한다. 가격제한폭은 없고 전일 거래량가중 평균가격을 기준가로 한다.
제 3시장의 거래비용은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에 비해 비싼 편이다.
우선 증권거래세가 매매대금의 0.5%로 상장 및 코스닥에 비해 0.2%P 높다. 위탁수수료는 증권회사 자율에 맡겨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상태. 문제는 양도소득세다. 제 3시장에서 거래할 때는 거래소나 코스닥시장과는 달리 양도소득세를 물게된다. 양도차익에 대해 중소기업 종목의 경우에는 10%, 대기업 종목에는 20%의 세율을 적용한다.
◇하이 리스크=비상장, 비등록 주식거래를 위한 제 3시장이 제도권안에서 열리기는 하지만 모든 관리, 감독이 증권거래소나 코스닥시장처럼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특히 가격 제한폭도 없고 거래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가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사태는 물론 시세를 조작하는 사례도 등장할 것으로 염려된다.
물론 금융감독원이 주가조작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제재를 가하겠지만 이는 매매와 결제가 끝난 다음에 이뤄지는 사후적인 조치로 막상 이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길은 없다. 또 거래소나 코스닥시장을 감독하는 데도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제 3시장까지 감독의 손길이 제대로 미칠지도 의문이다.
양도차익에 대해 물리는 10~20%의 양도소득세도 투자리스크를 더 높인다. 즉 거래비용이 비싼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과도한 수익을 추구하는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할 것으로 우려된다.
또 매도와 매수의 호가공백이 너무 큰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을 통한 장외거래를 보면 매도와 매수의 가격차이가 너무 커 합리적 투자결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제 3시장도 어느정도의 거래량이 확보될 때까지는 이런 호가공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제 3시장이 투기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하며 시장이 열리더라도 시장이 자리 잡을 때까지 과도한 수량을 매매하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할 것이다.
◇지정대상 기업들과 향후 전망=증권업협회와 코스닥증권은 제 3시장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들 기업들은 아직 제 3시장 지정이 완전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재무현황, 경영자의 마인드, 자금수요등 여러 측면에서 지정이 유력시되는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들은 주로 정보통신업체나 소프트웨어개발 유통, 인터넷업체등 벤처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코스닥등록전 단계로 장외시장에서 투자가의 테스트를 통해 실력을 검증받으려는 야심만만한 젊은 기업들이 제 3시장의 주력을 차지한다. 아직 상장이나 등록이 되지 않은 민영화추진 공기업이나 대형 정보통신기업들도 눈에 띈다.
제 3시장이 개장된다고 해서 곧바로 99년 코스닥시장에 분 것 같은 열풍이 불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비싼 거래비용과 고위험등 여러 난제가 산적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소나 코스닥등 기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당분간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3 시장이 초기의 시행착오를 통해 제도나 운용틀을 정비하고 우량한 종목들이 대거 지정해 투자자의 신뢰를 쌓으면 코스닥시장에 버금가는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거래량이 증가하고 시장리스크가 어느정도 제거되면 제 3시장으로의 자금이동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제 3주식시장이 말그대로 한국 증시의 제 3의 대안이 될지 여부는 결국 성장성이 무궁한 흙속의 보물주식들을 어느정도 보유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장규기자JK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