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차이나 리포트] 중국 토지개혁 재시동… "농민 소비세력으로 키워 내수경제 회복"

내년 농민에 토지권리증 발급

시범지역 8개 성→18개 성으로 토지집체화 포기·사유화 단계 추진

집단토지 주식회사로 전환도 검토

3개 1억명 프로젝트에 민자 유치… 신형도시화로 농민소득 증대 꾀해


시진핑 정부가 미뤄놨던 토지개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토지개혁은 지난해 말 18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골격이 나왔지만, 지방정부의 재정문제 때문에 1년 이상 지연됐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2~23일 이틀간 리커창 총리 주재로 중앙농촌경제공작회의를 열고 '농업 현대화가 국가 현대화의 기초이자 토대'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중국 정부는 내년부터 농민에게 농지의 권리를 인정하는 농지권리증을 발급하고 집단토지의 농지를 증권화해 발행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가 중국공산당의 기본 정책인 토지집체화를 포기하고 사유화에 나선 것은 도농 격차 해소를 위한 신형도시화 프로젝트를 가속화 하는 동시에 내수경제 회복을 위해 농민의 소비수준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다. 리 총리는 농촌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농업 현대화의 가속화가 중요하다"며 "농민들의 소비 잠재력을 발굴해 소비의 기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농촌경제공작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내년 1월에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1호 문건'에 담길 전망이다. 1호 문건은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이 연초 전국 기관에 내리는 중요 정책문건으로 '3농'(농민·농업·농촌)문제가 빠지지 않고 포함돼왔다.

◇토지개혁 농지의 주인은 농민=시진핑 정부 토지개혁의 핵심은 농민을 토지의 주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국무원은 내년부터 토지경영권 확정증명 등기를 실시할 예정이다. 일단 내년에는 토지확정증명 실시 시범지역을 현재 8개 성에서 18개 성으로 10개 성을 추가한다. 시범지역에 들어가지 않은 성은 도시마다 1개현을 선택에 시험적으로 토지증명을 발급한다. 경제참고보는 "이 경우 5억묘(1묘는 666.7㎡)가 시범 대상으로 선정돼 전국 농지의 4분의 1이 내년에 주인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정부는 향후 5년내에 전체 농지에 대한 토지증명발급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정펑취엔 인민대 농촌발전학원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10개가 추가로 시범지역으로 지정되며 토지개혁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농촌경제공작회의에서는 집단토지에 대한 개혁방안도 확정됐다. 한창푸 중국 농업부장은 회의에서 "3월 전국인민대표자회의에 맞춰 토지도급법을 빠른 시일 내에 수정해 농민의 토지경영권에 저당과 담보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단토지의 경영을 기업화해 주식을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주식의 소유주는 물론 농민이다.

관련기사



◇3개의 1억 명 프로젝트=중국 정부는 농업현대화에 핵심인 신형도시화 사업을 위해 '3개 1억 명' 프로젝트의 추진한다. '3개 1억 명 프로젝트'란 신형도시화를 통해 2020년까지 △1억 명의 농민공에게 도시호적 제공 △1억 명 거주 도시 빈민촌 개량 △중서부 내륙지역 1억 명 인구 도시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정부 재정뿐만 아니라 민간자본을 투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향후 5년간 도시화에 필요한 42조 위안(약 7,408조원)의 자금은 대부분 민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국무원이 발표한 '도시 기반시설 건설에 관한 의견'에서도 수도·가스·전력·통신 및 재해방지 시설 등 민생 관련 기반시설 건설을 우선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신형도시화에서 민간자본 유치를 강조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이 감소하고 지방 채무도 증가하면서 재정만으로는 신형도시화를 위한 기반시설 건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민영경제연구회 린저옌 부회장은 "최근 중국 경제의 하방 압력이 크기 때문에 민자를 통해 기반시설 발전을 유인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식"이라며 "정부가 영원히 투자 주체가 될 수는 없기 때문에 민자가 기간시설 건설에 참여하는 것은 경제 활력 증강에 더 없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농민 소비세력으로 육성= 중국 경제가 외부수요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수요 진작은 정부의 가장 큰 과제중 하나다. 중국 정부가 내놓는 해법은 농민 소득 증대를 통한 내수진작이다. 이번 회의에서 발표한 농업현대화와 토지개혁 등도 농민의 소득을 증대시켜 내부수요를 확대 하기 위한 방안이다. 신형도시화도 마찬가지다. 리커창 총리는 이번 회의에서 "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식량 생산 능력을 보장하는 전제하에서, 농업발전 방식을 바꾸고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농민의 소득 증대가 우리 경제와 사회의 미래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농민 소득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 3·4분기까지 전국 농촌 주민의 1인당 평균 현금 수입은 8,527위안(약 150만 원)으로 물가 상승 요인을 제외한 실질성장률은 9.7%에 달한다.

전국 도시 주민의 1인당 평균 가처분소득은 22,044위안(약 388만 원)으로 실질성장률은 6.9%보다 높은 수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