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은 상대적으로 부채비중이 높은 중ㆍ저소득층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켜 소비위축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소득양극화가 통화정책 방향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는 외환위기 이후 계층간 소득격차가 확대되면서 저소득층의 저축률 하락과 소비기반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런 상황에서 긴축적 통화정책은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여력을 더욱 위축시켜 소비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인상 효과에 대한 패널분석 결과 1%포인트의 콜금리 인상은 가계 전체의 소비를 0.4%포인트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소득계층별로는 상위 20% 소득계층이 가구당 연간 12만4,000원, 중위 60% 소득계층과 하위 20% 소득계층이 각각 9만원과 7만2,000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소비감소율은 고소득층이 0.36%포인트, 중간소득층과 저소득층이 각각 4.3%포인트 및 0.59%포인트로 나타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금리인상에 따른 소비감소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강조했다.
신 연구위원은 “금리인상이 소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보다 축소됐지만 소득계층별 충격은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크게 증폭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금융정책당국이 향후 정책금리 변동 때 이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현 시점에서 부동산 투기자금의 금융권 환류를 유도하기 위한 적절한 금리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취약계층의 차입에 의한 현재 소비 확대와 미래 소비여력 훼손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신용공여가 특정 부문으로 쏠리지 않도록 감독기능을 강화하고 가계대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