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당분간 박스권 이어질듯

서울 증시가 외형상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다시 활발한 전쟁랠리를 보이고 있는 해외 증시에 비해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외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라크전쟁의 전황이 영ㆍ미 연합군에게 유리해지고 있다는 판단으로 전일 뉴욕증시가 급등한 반면 서울증시 상승 폭은 소폭에 그쳤다. 3일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 13.29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공세로 인해 상승 폭을 반납하고 전일보다 2.32포인트(0.43%) 오른 545.24포인트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공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전환도 당장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7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개인투자자들도 고객예탁금 정체에 따라 다시 소극적인 매매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당분간 투자자들의 관망심리로 인해 기존의 박스권에서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소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수 사흘째 상승 불구 실속 없어=최근 종합주가지수 흐름은 한 마디로 `외화내빈`이다. 외형상 사흘째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해 이틀 상승에 그친 미국증시보다 오히려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달 31일 535.70포인트를 단기 저점으로 사흘간 9.54포인트가 올라 상승률이 1.7%에 그쳤다. 이는 이틀간 각각 3.66%, 4.14% 오른 다우와 나스닥지수 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특히 이라크 파병안의 국회 통과, 카드사 경영위기에 대한 대책 발표 등 호재성 재료가 쏟아졌지만 시장 분위기를 돌려놓는 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외국인 매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점이 이 같은 상대적인 빈곤을 초래한 주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닷새째 매도공세를 벌인 가운데 이날도 580여억원 어치를 팔았고 5일간 순매도 규모는 모두 6,000억원을 넘어섰다. ◇개인의 시장주도력도 약화 우려=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가 ▲카드채 부실문제 ▲소비침체 ▲수출여건 악화 등 기존의 악재 외에도 아시아지역 특유의 리스크로 부각하고 있는 ▲북핵 불확실성 ▲괴질확산에 따른 불안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최성호 교보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전황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라크발 악재에는 내성이 생기고 있지만 증시 주변여건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외국인의 매매행태에 변화가 없다면 투자심리가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다만 악재들이 다소 완화되고 있어 급락에 대한 우려감은 줄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맞서 7일째 매수에 가담한 개인들의 매수세가 약세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적됐다. 지난달말 기준으로 11조원을 넘어섰던 고객예탁금은 다시 10조원 대로 낮아지고 있어 개인매수세가 한계에 봉착할 수도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2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이틀째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전일보다 1,253억원이 줄어든 10조7,066억원을 기록했다. ◇530~580 박스권장세 더 이어질 듯=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울 증시는 미국증시가 오를 때 덜 오르고 미국증시가 떨어질 때는 더 떨어지는 `상대적인 약세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라크 전황이 개선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이 다소 줄어 들고 있는 것이 긍정적이란 지적이다. 이는 급락에 대한 위험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저점을 기록한 530선에서 지지선을 형성하면서 올라도 최고 580선까지 오르는데 그치는 박스권이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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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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