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론스타 세금, 못받는지 안받는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팔고 한국 땅을 떠난다던 3월 중순이 바로 다음주로 다가왔다. 총자산이 60조원이 넘는 쓸 만한 은행을 단돈 1조4,000억원에 사서 불과 2년여 만에 3조4,000억원 정도의 시세차익을 남긴다고 한다. 매각하면 론스타가 내야 될 세금이 1조2,000억원이나 된다지만 사모펀드라 매각하자마자 해체해버리면 세금 받을 곳조차 없어지는데 우리 정부는 세금 받을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어떻게 받아낼 것이냐는 국회 질문에 “매각되면 검토하겠다” “세금 낼 것이 있으면 부과하겠다”는 하나마나 한 답변만 몇 달째 계속하고 있다. 국세청이 론스타를 탈세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지도 다섯 달이 됐건만 아직도 조사 중이란다. 냈어야 하는 세금도 1,500억원이나 안 내고 버티는 외국투기자본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세금을 자진해서 얌전히 내고 떠날 것이라고 믿고 기다리는 순진한 정부는 아닌 것 같다. 사업이 망해 세금 내고 싶어도 낼 돈이 없는 서민들에게는 부동산이든 유가증권이든 압류도 하고 가압류도 해서 세금을 받아가고, 세금도 아닌 국민연금보험료를 몇 달만 연체해도 삶의 터전인 집을 가압류하는 정부이니 말이다. 론스타가 매각계약을 체결하는 즉시 가압류하고 계약금이 입금되면 세금부터 먼저 떼고 남은 잔금이 론스타로 입금되게 조치하라고 아무리 촉구해도 경제 부총리는 요지부동이다. 조세채권 가압류는 법원의 판결 없이 국세청이 자체적으로 하면 되는 일로 서민들에게 세금을 받아낼 때 국세청이 늘 쓰는 방법인데도 말이다. 론스타 세금 1조2,000억만 제대로 걷는다면 전기세ㆍ수도세 못내 추운 겨울에 불도 없이 물도 없이 벌벌 떨고 사는 단전ㆍ단수 10만가구의 체납금 1,700억원 정도는 가뿐히 해결될 뿐 아니라 양극화 때문에 올려야겠다는 소주세, 학원비와 아파트 관리비 부가세 8,000억원도 간단히 해결된다. 진정 양극화가 걱정되고 양극화 때문에 돈이 더 필요하다면 성실히 세금 내는 사람 세금 더 걷기 전에 큰 돈을 벌고도 세금 안 내는 외국투기자본의 세금부터 걷는 것이 순서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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