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SK구조본 해체 의미와 파장(상)] 재계전반 지배구조개선 돌풍

지난 18일 재계서열 3위인 SK그룹이 구조조정추진본부를 해체한다고 선언, 재계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몰아오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최태원 회장의 오너십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해졌으며 주력 계열사인 SK㈜와 SK텔레콤의 위상도 하루 아침에 바뀌게 됐다. SK그룹의 선택이 몰고 올 재계 변화를 짚어본다. SK의 구조본 해체 결정은 곧바로 재계 전반에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주회사 형태로 전환한 LG그룹은 느긋하게 사안을 바라보고 있지만 SK와 유사한 입장에 놓여있던 그룹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지주회사형 ▲느슨한 연계형 ▲독립기업화 및 소그룹 분화형 등을 제시한 직후라는 점에서 SK의 선택이 향후 여타 그룹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더더욱 주목된다. 대부분의 그룹들은 당장 강철규 위원장이 제시한 3가지 형태의 그룹 지배구조 개선방안에 `어떤 형태로든 부합할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점과 `어느 방안도 선뜻 취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현실 여건`의 가운데 꽉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엉거주춤한 입장이 됐다. 그룹들은 일단 지배구조 형태에 대해 `각자의 선택일뿐 그룹마다의 필요성에 따라 시간을 갖고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그룹들은 이와 관련, “그룹내 계열사들의 위상은 이미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며 “경영 독립성등이 충분히 보장되고 있으며 구조본은 말 그대로 단순 조정 기능 정도에 머물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쉽게 말해서 말뿐인 구조본에 대해 더 이상 주목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A그룹 구조본 관계자는 “지주회사 형태를 선택한 LG나, 브랜드를 공유하면서 느슨한 형태의 결합을 유지하기로 한 SK 모두 현재의 상황에서 한 발 정도만 더 나아간 것일뿐”이라고 애써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 했다. 특히 삼성의 경우 신경영 1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신경영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도 그룹 에너지의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시점이란 점에서 곤혹스럽다. 삼성 구조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회사 형태를 취하기엔 막대한 자금력이 동원돼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며 “구조본이 그룹 경영에서 분명한 순기능과 역할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현 체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구조본이 담당해온 자회사간 사업조정, 신사업 발굴 및 투자 등의 기능이 아직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이야기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룹들의 입장이나 이해관계가 어찌됐건 간에 이미 LG그룹을 시발로 SK마저 그룹 구조조정본부 해체에 가세한 모습”이라며 “기존에 구조조정본부를 운영하고 있는 그룹들에겐 새로운 선택이 강요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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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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