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우산들마다 기업 로고… '총성없는 전쟁'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1라운드가 열린 22일 봄비가 내린 수원CC 그린에는 우산 꽃이 활짝 폈다. 안신애(비씨카드·왼쪽부터), 유소연(한화), 문현희(발트하임), 심현화(요진건설), 양수진(넵스)등 프로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들이 앞다퉈 기업 이름이 새겨진 우산으로 마케팅을 펼쳐 눈길을 끌었다. /용인=이호재기자

새벽부터 비가 내린 경기도 수원CC에선 우산들의 전쟁이 연출됐다. 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1라운드에선 우산들의 경쟁이 눈길을 끌었다. 하이마트, 현대스위스금융그룹, 롯데마트, BC카드… 어림잡아 30개가 넘는 국내 기업들의 이름과 로고가 우산에 새겨져 있었다. 프로골프단을 운영하거나 프로골퍼를 후원하는 기업들이다. 필드를 누비는 우산들의 경쟁 심리학은 빗줄기보다 더 세차고 치열하다. ◇인센티브 화끈…총성없는 경쟁= 지난주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은 심현화(22)는 소속사인 요진건설로부터 우승상금(1억원)에 맞먹는 선물을 받았다. 요진건설은 지난해 창단 이후 첫 우승을 일궈내는 선수에게 8,000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를 인센티브로 주겠다고 공언했던 것. 심현화는 “우승한 다음 날에 회장님이 직접 8,000만원을 전해주셨다. 그 돈으로 벤츠 지프 차량을 계약해 다음주 출고된다”며 “프로 골퍼들에게 인센티브는 정말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골프단을 창단한 뒤 소속 선수에게 눈에 확 띄는 특별 인센티브를 주는 기업이 적지 않다. 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거나 경쟁사가 존재하는 경우다. 지난해 창단한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김보배가 소속선수로는 처음으로 우승하자 우승 보너스와는 별도로 5,000만원 상당의 벤츠 승용차를 지급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자골프선수들을 영입한 경쟁사 토마토저축은행에 보란 듯이 터뜨린 화끈한 선물 보따리였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소속의 이예송(23)은 “승용차 보너스는 창단 첫 우승 선수에게만 적용되는 특별 인센티브였다. 하지만 올해 구단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면 다른 선수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여자골퍼가 대세”…몸값은 수직상승= 올해 필드에 새로 등장한 우산들의 주인공은 한화, 롯데마트, 우리투자증권, 웅진코웨이 등 10개사에 달한다. 넵스, 현대스위스금융그룹 등은 세를 불렸고 한동안 골퍼 후원을 중단했던 CJ도 새로 얼굴을 내밀었다. 기업들이 국내 여자골퍼를 적극 지원하는 이유는 인기 때문이다. 세계 무대에서 보더라도 남자골퍼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내는 데다 비즈니스 라운드 등 활용도도 크다.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이 상승하는 법. 최근 수년간 여자골퍼들의 몸값 상승률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2009년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둔 유소연은 지난해 1승에 그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냈지만 국내여자프로골퍼 최고 대우인 3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한화로 소속사를 옮겼다. 지난해 상금랭킹 14위의 ‘루키’ 김자영도 억대 계약금을 받고 넵스와 후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7년 KLPGA투어에서 10승을 일궈낸 신지애가 당시 소속사인 하이마트로부터 1억2,000만원을 받은 것을 감안하면 불과 4년만에 여자골퍼들의 몸값은 최소한 3~4배 이상 오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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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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