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2월 11일] '법인 서울대'에 주어진 책무

국립 서울대가 독립적인'법인 서울대'로 전환됨에 따라 글로벌 일류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맞았다. 서울대의 장기발전 전략 차원에서 법인화 방안이 논의된 지 20여년 만에 '서울대 법인화법'이 통과됨으로써 뜻을 이루게 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는 1년 후부터 정부의 통제와 간섭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대학운영 및 경쟁력 제고 전략 등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또 서울대의 법인화 및 이에 따른 변화는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는 지방 국립대들에 벤치마킹 대상으로서의 의미도 지닌다. 법인화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정부의 재정지원은 지속되지만 대학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인사ㆍ조직ㆍ예산편성 및 학사운영 등과 관련해 공무원법을 비롯한 각종 법령과 규정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율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장 선출도 독립성을 가진 이사회가 맡게 되고 교수와 직원에 대한 보수체계도 자체로 수립할 수 있게 돼 우수한 학자들을 초빙할 수 있는 길도 크게 넓어진다. 그러나 강조할 것은 정부의 통제와 간섭에서 벗어나게 됐지만 책무도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서울대 법인화의 주된 목적은 세계 일류대학으로의 도약이다. 그리고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책임과 의무가 대학으로 넘어가게 된 것이다. 더 이상 정부의 간섭이나 통제 때문에 대학발전이 어렵다는 핑계를 대기 힘들게 됐다. 글로벌 일류대학 대열에 올라서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교수와 교직원 등 구성원 전체가 정부의 규제와 지원에 의존하는 국립대의 타성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자율적인 개혁은 없이 정부의 재정지원에 안주할 경우 법인화는 오히려 서울대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류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재정이 튼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 연구 프로그램 개발과 학내 경쟁활성화 등을 통해 수익사업 창출 등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자율경쟁이 지나치게 상업화로 흘러 인기학과 중심의 학사운영이 되지 않도록 경계하고 기초학문을 육성하는 등 교육의 공공성을 제고하는 것도 법인 서울대의 몫이다. 숙원이나 다름없었던 법인화를 계기로 서울대가 이른 시일 안에 세계 일류대학 반열에 올라서고 국내 대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견인차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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