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MB셔스한' 새정부

[기자의 눈] 'MB셔스한' 새정부 고광본기자 kbgo@sed.co.kr ‘고소영(고대ㆍ소망교회ㆍ영남인맥) 강부자(강남ㆍ부자ㆍ자산가), 강금실(강남 금싸라기땅의 실 소유주), S라인(서울시청 인맥)….’ 선진화를 위한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지난 25일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낳은 신조어다. 야당과 네티즌이 새 정부의 대통령과 총리, 장관, 청와대 핵심인사들을 빗대 비아냥댄 말이다. 물론 과거 정권에서도 숱한 신조어가 나오며 정권을 풍자한 경우가 많았다. ‘참여정부’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은 참모들에 의존한 ‘386(1960년대생 1980년대 대학을 다닌 30대)정치’, 취업난을 반영한 ‘이태백(20대 태반 백수)’ 등 세태를 꼬집는 신조어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신조어는 부동산 부자 등 기득권 세력들을 조롱하는 표현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특색 있다. 물론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어떤 의도하에 유포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들이 이 대통령 측이 자초한 면이 크다는 점에서 단순히 음해성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수 없다는 데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실제 새 정부 수뇌부들이 대체로 땅 부자인데다가 일부는 부동산투기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춘호 여성장관 후보자가 투기의혹으로 낙마한 데 이어 남주홍 통일ㆍ박은경 환경장관 후보자도 투기의혹에 시달리며 27~28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로 인해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를 이끌고 나갈 새 정부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추진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가는 적지않은 공에도 불구하고 끝내 코너에 몰렸던 참여정부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은 이념이나 정체성의 차이를 용광로 속에 비빔밥처럼 녹여 선진화의 길로 가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사 난맥상이 ‘실용’이라는 미사여구(?)에 묻혀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능력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이는 이 대통령이 강조한 ‘섬김의 정부’와도 거리가 멀다. 이 대통령이 ‘Boys be ambitious(청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금언을 빗댄 ‘MB셔스(mbitious)’ 대통령으로서 퇴임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으려면 장밋빛 전망제시도 좋지만 국민의 마음속을 끊임없이 헤아리는 일이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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