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종합주가지수가 4개월여만에 850선을 돌파하자 시장 참여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8일 815.85로 마감했으나 3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이날 장중 850.89까지 올라 사흘만에 35포인트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과 달리 증시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자 펀더멘털이 바뀐것이 없다며 추세적 상승으로 보기 어렵고 약세장의 일시적 강세(베어마켓 랠리)로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기술주의 상승에 따라 최근 정보기술(IT)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지나쳤으며 단순히 수급에 따른 상승세가 아닌 밸류에이션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4.21% 급등하면서 지수를이끈데 이어 이날도 2.4% 오르는 등 기술주의 상승세가 장을 이끌고 있다.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 850 이상은 힘들 것" 이날 장세를 베어마켓 랠리로 보는 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850선을 잠시 돌파했으나 주도주가 장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지수 선물 상승에 따른 프로그램매수와 외국인 매수에 따른 수급장세로 분석하고 있다.
교보증권 임송학 이사는 최근 강세론자의 근거는 내수 회복 가능성과 IT 업황의조기 회복 가능성이지만 이들은 근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이사는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 가능성 등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펀더멘털의 변화라기 보다는 과매도 상황에 따른 수급상황의 호전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날 기술주의 상승은 주도주로서 부각되고 있다기 보다는 IT가 아닌업종이 그간 상승했던 차이를 메우는 수준으로 해석했다.
따라서 그는 전형적인 강세장이 나타나기 위한 IT주의 주도주 부각이 보이지 않는 수급에 따른 장세이기 때문에 지수는 860선을 안정적으로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 정태욱 이사도 펀더멘털측면에서 바뀐 것은 없다며 다만 외국인들이그동안 증시를 너무 비관적으로 봤다가 현재 수준이 예상보다는 비관적이지 않다는인식에 따른 일시적 유동성 보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는 현재 시장은 베어마켓랠리로 봐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봤을 때도 850선을 웃돌기는 어렵다며 850선을 넘어선다면 현금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덧붙였다.
대투운용의 이주안 주식운용팀장은 850선 까지 오버슈팅할 것은 예상했지만 이이상은 어렵다고 본다며 기관들이 시장이 강하자 급해지는 면이 있겠지만 이 지수대에서 추가로 주식비중을 늘릴 확신이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내년 1.4분기에는 수출둔화가 해소되고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며 세계 IT 경기도 저점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맞물리면서 증시가 추세상승을 보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약세장의 일시적 강세라고 덧붙였다.
◆"추세 상승의 과정..연말까지 1천 돌파" 한국 증시에 대해 가장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전문가들을 대표하고 있는 메릴린치의 이원기 전무는 현재 지수는 추세적 상승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의 이익 흐름이 양호하고 내수회복 기대까지 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안 IT경기 둔화와 수출급감 등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크게 증시에서 부각됐다며 점차 이 우려가 과도한 것이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으며내수회복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연말까지 1천선을 돌파하거나 근처에 이를 것이며 내년까지 시황이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했으며 업종별로도 고른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수주와 금융주는 경기 회복에 힘입어, IT주들은 IT경기가 올 하반기께 바닥을찍을 것이라는 기대에 점차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아울러 이미 악재와 이에 대한 우려가 많이 반영된만큼 유가가 폭등하거나 대규모 테러가 발생하지 않는한 추세 상승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한요섭 연구원도 최근 국내증시는 그동안 소외됐던 IT가 내수주의 강세를 이어받아 상승하고 있으며 IT를 중심으로 850선 상향돌파 가능성에 무게중심이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정을 기다리기 보다는 예상보다 한템포 빨라진 IT 부문의 경기순환에 주목하며 IT 부문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준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