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시티그룹 잇단 악재에 휘청

웨일회장 AT&T 주식공모 부정혐의 조사 사업 다각화에 따른 경영 부실 우려가 커지는 것과 함께 분식회계 연루, 불법 주식공모 등 연이은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세계 금융업계의 거인, 시티그룹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시티그룹은 엔론의 분식회계에 가담한 혐의로 회사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지난 2000년 AT&T의 주식공모와 관련한 부정행위 혐의로 샌포드 웨일 회장까지 수사 선상에 올랐다. 특히 시티그룹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이제는 회사 경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전락, 시티그룹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티그룹의 시가총액은 올 들어서만 800억 달러가 날아갔다. ◇美 검찰, 샌디 웨일 회장 집중 조사 미 법무부는 2년 전 시티그룹이 AT&T의 주식공모 주간사로 선정된 과정에 의혹을 제기, 수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당시 106억2,000만 달러 규모의 주식 인수 업무를 따내기 위해 AT&T에 대한 긍정적인 기업 분석을 작성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법무부는 이 과정에서 웨일 회장이 살로먼스미스바니(SSB)의 애널리스트인 잭 그룹먼에게 AT&T에 높은 등급을 부여하도록 설득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할 방침이어서 커다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그룹먼은 이전까지만 해도 AT&T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웨일 회장의 부탁을 받아 의도적으로 입장을 바꾸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룹먼은 이미 엔론 등에 대한 투자자 오도 사실이 드러나 SSB를 떠난 상태다. ◇복합금융회사전략이 위기 불러 최근까지만 해도 시티그룹의 사업 다각화 전략은 세계 금융사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돼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복합 금융지주회사를 지향하는 시티그룹의 경영 전략이 기업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신호(22일자)에서 시티그룹이 투자은행의 주요 고객인 기업들에게 시장금리보다 낮은 이율로 자금을 대출,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관행은 한때 고수익이 따르는 투자은행 부문의 급성장을 이끌어냈지만 무리한 고객 유치로 인해 엔론과 같은 부실 기업들에게도 무리하게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해줘 결국 은행의 부실화를 초래하게 됐다는 것. 또한 다양한 사업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보니 예상치 못한 악재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미 법무부의 SSB에 대한 조사 착수가 그룹 전체의 평판을 크게 실추케 한 계기가 된 것은 그 한 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고객들이 무조건 크고 다각화된 금융기관을 선호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시티그룹의 총체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잡지는 전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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