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덩치키워 통신시장 석권 야망/AT&T­SBC합병 의미·파장

◎합병규모 500억불이상… 사상 최대/각종 전화·인터넷통신 사업 망라【뉴욕=김인영 특파원】 「엄마 벨(Ma Bell)」과 「아기 벨(Baby Bell)」의 결합. 미국 전화업계의 모태인 AT&T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연고를 갖고 있는 지역전화회사 SBC의 합병 추진 소식을 전하면서 미언론들은 이렇게 표현했다. AT&T와 SBC의 합병 추진은 합병 규모나 전화업계의 역사를 되돌아 볼때 상당히 충격적이다. 일단 합병 규모가 5백억 달러 이상으로 미국의 합병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최대 기업합병이었던 지난 89년의 RJR 네이비스코와 콜버그 크라비스의 3백6억 달러, 두번째였던 MCI와 브리티시 텔레콤의 2백20억 달러에 비해 두배나 된다. 또 AT&T는 지난 94년 맥코 셀룰러(1백56억 달러)를, SBC는 지난해 팩텔(1백65억 달러)을 각각 합병한뒤 또다시 서로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전화업계의 공룡화가 끝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합병 논의는 공정거래법으로 세포분열됐던 대기업이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으로 다시 합병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지난 84년 미국의 장거리 및 지역전화사업을 독점했던 AT&T를 장거리 전화사업만 전담토록 하고 지역 전화사업은 7개「베이비 벨」로 분리했다. 그리고 장거리 전화사업에 MCI, 스프린트 등의 참여를 허용했다. 그로부터 13년후 7개 「베이비 벨」중 SBC와 팩텍은 합병을 거쳐 AT&T와 다시 합병을 단행하고 있는 것이다. AT&T와 SBC이 합쳐지면 장거리 전화사업과 지역 전화사업, 무선 전화사업, 인터넷 통신사업을 망라하는 거대기업이 탄생한다. 통신사업에는 규모와 범위가 중요시되기 때문에 덩치가 큰 기업일수록 경쟁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두 회사의 합병은 다른 전화회사의 합병을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현재 합병절차를 밟고 있는 NYNEX와 벨 애틀랜틱이 랭킹 3위 장거리 전화회사인 스프린트가 합병할 것이라는 루머가 뉴욕 증권가에 돌고 있다. AT&T와 SBC의 합병 소식이 월스트리트 저널지에 보도된뒤 두 회사는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공식 발표를 하기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뜻이다. 두 회사의 합병은 미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법률전문가들은 소비자들에게 질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한 연방정부가 합병을 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회사이름을 무엇으로 하며, 경영진을 어떻게 짤 것인가, 주식 합병의 비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CNBC TV는 SBC의 에드워드 위트에이커 회장이 대표성 없는 회장을, AT&T의 존 월터 사장이 대표성 있는 사장(CEO)를 각각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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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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