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전지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LG화학에 대한 삼성SDI의 맹추격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17일 2차 전지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xEV) 시장에서 리튬이온배터리판매량은 LG화학이 1,636MWh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SDI는 240MWh로 4위에 올랐다. 2위(AESC)와 3위(파나소닉)는 일본업체들이 차지했다. 하지만 B3는 올해는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 판매량을 1,688MWh로, 삼성 SDI의 판매량을 1,062MWh로 추정했다. LG화학은 자동차 전지 시장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삼성SDI는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은 삼성SDI의 자동차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온데 따른 것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삼성SDI의 자동차 전지가 들어가는 BMW의 i3와 i8, 그리고 크라이슬러의 전기차F500e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데 따른 것으로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지 시장을 둘러싼 삼성SDI와 LG화학의 전략 차이도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라는 든든한 고객사를 바탕으로 소형전지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는 현재 LG화학이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자동차 전지의 납품 업체는 자동차 업체가 자동차를 설계하는 단계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전기차가 출시되기 3~4년 전에 수주가 확정된다. 업계 1위 기업인 LG화학은 이미 GM, 르노, 현대 기아차, 포드, 볼보, 창안기차, 디이기차 등 10여곳 이상의 고객사에 자동차 전지를 납품하고 있으며 추가로 10개사와의 수주를 마친 상태로, 이들 기존 고객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에 중점을 두며 자동차 전지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는 동시에 기술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은 지난 1월 LG화학만의 기술인 안전성강화분리막(SRS:Safety Reinforced Separator)기술로 한국과 미국, 중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에서도 특허를 받았다. 안정성강화분리막 기술은 분리막의 표면을 세라믹 소재로 얇게 코팅해 안전성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켜 전지의 대형화에도 안정적이고 오래 사용해도 배터리 용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기술로 LG화학은 이 기술로 인한 추가적인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어느 정도 고객사가 확보된 만큼 기술력을 끌어올려 기존 파트너사와 파트너십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업계 2위 삼성SDI는 새로운 고객 창출에 온힘을 쏟고 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14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소형 2차전지는 큰 격차로 1위를 유지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지난 10월에도 "2015년에는 자동차 전지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며 신규수주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SDI는 BMW가 개발한 전기차 i3와 i8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 외에도 마힌드라, 크라이슬러, 델파이 등과 수주계약을 맺은 상태다.
중국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중국 산시성 정부,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안경환신그룹과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나서 BMW, 도요타, 포드, 폭스바겐 등 자동차 회사 오너들과의 면담에 나설 만큼 자동차 회사들과의 파트너십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SDI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의 큰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