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北미사일] 정부 미사일 발사 사전감지했나

"지난 주말부터 조짐이 수상했다." 5일 새벽 현실로 나타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 정부의 한 당국자는사전에 충분히 그 가능성을 인지하고 예의주시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정부의 사태 파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대해 이 당국자는 "북한 미사일 문제의 일차적 당사자는 한국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말로 일축했다. 서주석(徐柱錫)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이 정부 공식성명에서 밝혔듯이 정부는 지난 5월 초부터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일련의 활동을 예의주시해 왔다. 미사일 발사가 초래할 부정적 영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정부는 외교채널은 물론 국방.정보 라인을 총동원했다. 지난달 18일께 한차례 '발사가 임박했다'는 해외정보가 들어왔지만 일단 발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미사일 발사기지가 있던 함경북도 무수단리 주변 기상여건이 미사일 발사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그리고 6월말부터 시작된 장마철로 인해 "당분간 북한 미사일 발사는 어려운 게아니냐"는 관측이 퍼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이 비공식 6자회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서 미사일 국면이 끝나고 6자회담이 열리는게 아니냐는 희망섞인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주요 당국자들은 "미사일 발사는 언제든 가능하다"면서 "북한 지도부의 계산법은 누구도 모른다"고 말했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북한 동향을 체크하던 정보라인에 '특별한 것'이 잡힌 것은 지난 주말이었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동해 특정해역을 설정해놓고 자국 선박들에게 '함해금지'를 지시한 정황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미사일 발사는 국제적으로 주권국가의 권리로 인정된다. 대신 안전상의 이유로 국제해사기구(IMO)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에 사전 항행(주의)통보를 하는 것을 의무로 한다. 북한은 이번에도 IMO 등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국선박 들에는 '통보'형식을 취한 것이다. 이 점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위한 마지막 준비에 돌입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위성사진 등을 판독한 결과 무수단리 주변에 있던 연료통들이 치워지고 있음도 포착됐다. 연료통이 이동하고 있다는 것은 발사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연료주입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사일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로 파악,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4일로 예정된 송민순(宋閔淳)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의 미국행에 대해 "재고해야 하는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 것도 이 즈음이다. 하지만 내부회의를 거쳐 송실장의 미국행이 결정됐다. 방미기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곧바로 미국과 대책협의에 착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예정대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중미 방문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이어 4일 밤 늦게 북한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전개되면서 외교부와 통일부, 그리고 정보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마지막까지 "쏘지 않았으면 했다"는 한 당국자의 말로 대변되는 우리 정부 입장을 뒤로 하고 북한은 결국 5일 새벽 3시32분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소재 발사장에서 미사일 첫 발사를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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