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안전하고 확실한 길

제8보 (83~100)



LG배 관전기자인 이홍렬은 이세돌의 대국을 몇번 지켜보고 나서 말했다. “보는 사람을 상당히 불안하게 만드는 기사예요. 너무도 아슬아슬해서 끝까지 안심할 수가 없어요. 이창호처럼 보는 사람에게 신뢰를 주려면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바둑 역시 마찬가지였다. 일치감치 승세를 잡아 놓고서도 계속 위험한 손찌검과 불확실한 수법으로 보는 사람을 긴장시켰다. 백92로 억누른 이 수. 얼핏 보기에는 강력한 수법 같지만 공연한 손찌검이다. 이 수 때문에 바둑은 크게 출렁거리게 된다. 가장 안전하면서도 확실한 길은 참고도1의 백1로 곱게 살아두는 것이었다. 흑이 2로 하변을 지키면 백3으로 중원을 확장하여 백이 무난하게 이길 수 있었다. 이세돌이 백98, 100으로 계속 밀어붙였을 때 검토실의 이영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분은 좋지. 하지만 백이 과연 선수를 뽑을 수 있을까.” 옆에 있던 윤준상이 참고도2의 흑1이하 11을 주루룩 놓아보였다. 백이 하변에서 손을 빼면 하변의 백돌 전체가 공격 대상이 되므로 순식간에 역전 분위기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백은 하변을 보강해야 하고 흑이 선수로 우하귀의 백을 공략하게 된다는 얘기가 된다. 과연 우하귀의 백이 무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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