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30일 문재인 대표가 추진해온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를 출범시켜 사실상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한 엔진을 가동했다. 최근 박사급 인력을 충원한 위원회는 앞으로 5개 분과별로 활동을 시작해 오는 9월부터 입법 결실을 거둬 문 대표가 강조한 유능한 경제정당으로서 당 체질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유능한 경제정당을 만드는 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집권 비전"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는 집권 엔진"이라고 위원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앞으로의 활동을 통해 경제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제시와 입법활동으로 성과를 내보이겠다는 구상이다. 강철규 공동위원장은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명확하게 구체적인 운영안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우리 경제를 위한 대안을 만들고 실현방안을 준비할 때 비로소 국민이 함께하고 신뢰하는 정당으로 희망을 같이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소득과 소비·투자의 선순환 △진입장벽 없는 자유시장 경쟁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한 이해관계자의 양보와 타협 등의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세균 공동위원장은 "얼마 전 IMF가 내놓은 보고서는 낙수경제의 모델이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지적했다"며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나눠지고 그것이 고용과 소득의 창출로 이어져 새로운 경제발전의 동력이 되는 선순환적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위원회의 활동 방향성을 제안했다.
당내에서는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가 문 대표의 소득주도성장론과 정 공동위원장의 분수경제론을 두 개의 축으로 삼아 차기 대선의 경제정책의 틀을 갖춰나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위원회 산하 5개 분과 중 산업분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서비스 산업 지원 대책 등을 논의해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철규 공동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이학수법 등도 포함된다. 달라지는 게 있다면 좀 더 포지티브한 방향에서 우리가 산업과 기업에 어떻게 하면 지원책을 발굴하고 지원할 수 있느냐가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금융분과의 경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한국의 대응방안 등 금융정책에 대해 정책적으로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위원회 출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출범한 위원회가 소득주도성장론과 분수경제론을 두 개의 축으로 삼아 '가계 소득 증가→내수 경기 활성화→경기상승'의 모형으로 짜여 있기 때문이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우리 경제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상황에서 단순히 가계의 소득 증가를 통해 경기 전반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구상은 대한민국 경제체질을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위원회를 집권 엔진으로 삼기 위해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주장한 공정성장론을 가미해야 수출과 내수 경기의 조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의 공정성장론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 성장은 물론 국내 대기업이 자율적으로 합병 등의 방법을 통해 규모와 자본력을 높여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울러 과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출범시킨 국정자문위원회가 문 대표 체제로 접어들면서 아무런 활동 없이 사실상 공중분해된 점을 감안할 때 위원회가 지속 가능한 위원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느냐도 관건으로 지적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위원회에 참여하는 의원 5명 모두가 초·재선 의원으로 짜여 있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배제됐다"며 "중진 이상 의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야 위원회가 안정궤도에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