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손길승회장 구속 파장…재계 `초비상`

새해 경영계획 차질·대외신인도 추락 우려 SK그룹 손길승 회장이 8일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SK그룹은 물론 재계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는 이미 예고됐지만, 설마 구속까지 하겠느냐는 게 재계의 대체적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재계는 특히 손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뒤를 이을 김승연 한화 그룹회장 등 타 그룹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들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사법처리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이 배임, 조세포탈 등 개인비리 혐의만을 적용했을 뿐 불법정치자금 제공 혐의가 빠진 것과 관련, 단순 불법대선자금 제공 혐의 만으로는 기업인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방향을 시사한 게 아닌가 하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손 회장의 죄질은 불법대선자금을 제공한 다른 기업인들과 차이가 있다”고 말해 사법처리 수위에 차별을 둘 수 있음을 내비쳤다. SK는 손 회장의 구속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를 구축하고, 그룹 원로인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 황두열 SK㈜ 부회장등이 그룹의 대외활동을 맡는 등 경영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최태원 SK㈜회장의 경영복귀를 서두르고, 최 회장의 인척인 표문수 SK텔레콤 사장이 전문경영인과 오너간의 거중조정을 하면서,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는 내부방침을 정했다. 검찰의 사정권에 있는 다른 그룹들도 조만간 총수와 구조조정본부장등에 대한 소환과 사법처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그룹들은 특히 검찰수사가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경영계획 차질, 대외신인도 추락 등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모 그룹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연초부터 강도 높게 진행되면서 투자확대나 해외시장 공략 등의 사업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돌연 출국한 한화 등 일부그룹은 그룹경영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새해 의욕적인 새 출발의 모습을 보여야 할 기업들의 사기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현명관 부회장은 “새해 벽두부터 기업에 대해 고강도 검찰수사가 진행돼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성장잠재력 확충, 일자리 늘리기 등 기업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검찰 수사가 조속히 마무리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의춘기자 eclee@hk.co.kr>

관련기사



이의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