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수요 감소로 구리값 급락

공급과잉에 7000弗도 위협


산업현장에서 광범위하게 쓰여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구리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 선물 구리 가격은 19일(현지시간) 1월 이후 처음으로 8,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리값이 톤당 7,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마저 나온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톤당 1만달러가 넘는 고가에 거래됐던 구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전세계 구리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때문이다. 급격한 도시화가 진행되는 중국에서 전기 케이블과 파이프 등에 두루 쓰이는 구리는 일종의 산업동맥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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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의 올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8.1%까지 낮아지면서 구리 소비 역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8년 130만톤이었던 중국의 구리 비축량은 최근 300만톤까지 뛰어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속도가 점차 느려지고 있다는 뜻이다. 에너지컨설팅 업체인 우드매킨지의 리처드 윌슨 회장은 "올해 중국의 구리 수입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시장상황이 어둡다"고 내다봤다.

줄어드는 수요와 반대로 공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부터 칠레 등지에서 대규모 광산이 속속 문을 열어 오는 2014년까지 구리 생산량이 매년 8.5%씩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9~2011년 구리 생산량은 폭발적 수요증가에도 불구하고 매년 1%도 성장하지 못해 구리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돼왔다.

반면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 하락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칠레 국영 광산기업인 코델코의 디에고 에르난데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구리값이 톤당 7,000~8,800달러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6개월 전 예상했던 6,600~8,800달러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중국의 경기둔화가 악재이기는 하지만 '경착륙'할 가능성은 낮고 중국이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 들 경우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게 낙관론자들의 전망이다. 그는 또한 "신규 구리광산 프로젝트들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혀 메이저 광물업체들이 수요에 맞춰 공급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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