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농산물상자 납품 “진흙탕 싸움”

◎대영포장 “독점공급” 허위공시에 골판지조합 반발/조합측,“유통인연에 뇌물” 의혹제기 파장 일파만파골판지포장조합(이사장 유종우)과 대영포장(대표 김승무)이 농산물상자(골판지상자) 독점공급 문제를 둘러싸고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 이러한 마찰은 대영포장이 지난 2월 전국농산물유통인중앙연합회(이하 약칭 전국유통인연합회)와 3년간 3천3백억원 상당의 농산물상자(수량기준 6억6천만개)를 독점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을 증권시장에 공시하면서부터. 연간 1천1백억원의 신규시장을 단체수의계약하려던 조합은 이를 확인한 결과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냈다. 전국유통인연합회와 대영포장은 지난 2월17일 협력업체 약정만을 했을뿐 공시내용처럼 수량과 가격을 명시한 구체적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 조합은 대영포장이 허위공시를 통해 주가조작을 일삼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조합은 상장기업이 제시한 내용을 확인없이 공시한 증권거래소측에도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공시제도가 일부 업체에 악용되지 않도록 차제에 제도개선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했다. 사태가 급박해지자 대영포장은 조합 집행부가 농산물상자에 대한 단체수의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해 조합원업체들로 부터 비판을 받는등 코너로 몰리자 엉뚱하게 대영포장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문제는 여기서 일단락 되지 않고 제3의 불씨가 또다시 불거졌다. 전국유통인연합회가 대영포장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전국유통인연합회의 모기획실장은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대영포장과 연합회가 구체적인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지는 않았지만 양측간에 이루어진 협력업체 약정은 독점계약 체결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면서 『양측은 농산물상자 거래뿐만 아니라 기타부문까지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유통인연합회가 이처럼 대영포장의 입장을 측면 지원하고 나서자 조합은 결정적 카드라고 할 수 있는 양자간의 금품수수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농산물상자 독점공급 사실여부 논란이 주가조작 시비를 거쳐 뇌물수수설로 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와관련, 조합의 안헌영 전무는 『대영포장이 농산물상자의 독점공급을 위해 전국유통인연합회에 3억원의 발전기금을 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조합의 또다른 관계자는 『대영포장은 공식 물량공급계약도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미 농산물상자를 공급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과정에서 대영포장은 농산물상자 1매당 납품가격 5백50원중 5%인 27원50전을 전국유통인연합회에 관리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관련업계에서는 한국수출포장, 태림포장에 이어 골판지포장업계 랭킹 3위를 달리고 있는 대영포장이 연간 1천억원이 넘는 농산물상자시장까지 독식할 경우 골판지상자시장을 평정할 수도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고 및 지방비를 합쳐 농산물상자 1매당 3백50원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는 것은 환경시책의 일환임과 동시에 대다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것인 만큼 특정업체의 독점공급은 말도 안된다』면서 『특히 허위공시로 대다수 선의의 증권 투자자를 농락한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라고 주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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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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