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유가 고공행진 향방에 촉각

국제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1년래 최고치를 경신한 국제 유가의 움직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가 급등세를 진정시킬 요인보다는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산적해 있어 `고유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은 지난 5일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37.26달러로 마감, 이라크전 발발 직전인 지난해 3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 한 주간 3.2%나 올라 4주째 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유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세계 원유 생산량의 11.5%를 차지하는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원유 수요 증가 추세도 유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중국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에너지 수입을 늘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지난해에만 6% 증가했고, 올해는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실망스러운 미국 고용지표로 인해 달러가치가 급락한 것도 고유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일자리 증가 분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켜 지난 주 달러의 `반짝상승` 랠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여기에 단기 차익을 노리는 국제 투기자금까지 에너지 시장에 밀려들고 있어 가격 급등을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과 런던시장에서 이뤄지는 원유선물 거래량이 전세계 실질소비량의 4배가 넘는 하루 3억5,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을 투기세력의 개입증거라고 보고 있다. 다국적 정유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투기자금 유입이 배럴 당 4달러의 가격상승 효과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제 유가를 끌어 내릴 만한 재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4월부터 하루 250만 배럴 축소키로 한 당초의 계획을 수정, 감산 규모를 150만 배럴로 조정한 것. 그러나 국제 유가는 `공급 불안ㆍ수요 증가ㆍ달러 약세ㆍ투기적 매수`라는 4대 악재로 인해 당분간 고공행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CBS마켓워치는 “분석가들은 유가가 40달러대로 진입할 시기가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병기기자 b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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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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