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중증 장애 수녀의 사랑·희망 메시지

■ 무지개 선물 (윤석인 수녀 지음, 마음의 숲 펴냄)


축복, 사랑, 기도, 감사, 아름다움, 위로, 용서, 용기, 희망. 너무나도 익숙한 아홉 가지 단어다. 진정한 삶을 살아가는데 밑바탕이 되는 보편적 진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념적으로만 익숙할 뿐 아홉 가지 가치를 곱씹으며 순간순간 자신의 삶 속에 녹여내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하루 하루 '견디어 내는' 삶 속에서 잠시 잊고 있었던 아홉 가지 소중한 가치를 저자의 경험과 소회, 직접 그린 그림과 유명인의 말들로 다시금 일깨워준다. 저자는 열 세 살 때부터 앓아온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으로 50여 년을 누워서 지낸 중증 여성 장애인이다. 하지만 장애인으로 사는 삶마저 축복이라 말하는 그는 가톨릭 2,000년 역사상 첫 장애인 수녀가 됐고 불편한 몸으로 자신보다 더 큰 아픔을 지닌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터전인 '성가정의 집'을 만들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됐다. 온전치 못한 몸을 탓하기보다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활용해 붓을 들었고 따뜻한 마음을 그림에 녹여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그가 뭇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다. '사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전하는 저자는 곳간에 쌀을 넣는 것과 쓰레기를 넣는 것이 다르듯 마음도 무엇으로 채워지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한다. 마음 속에 증오와 탐욕을 담는다면 그것은 채워진 것이 아닌 마음이 더욱 비게 된 상태라 말하며 마음껏 사랑하라고 강조한다. 아름다움을 만들고 느끼는 방법도 소개한다. 바람이 볼을 스치는 손길, 따뜻하게 안아주는 햇살 등 아름다운 자연이 매 순간 함께 놀자고 유혹할 때에는 기꺼이 내민 손을 잡아주라는 메시지다. 자연이 존재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되듯 그 속에서 함께 어울리는 우리도 자연스레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용서'의 참 의미도 전달한다. 자신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 덕분에 다친 마음을 추스르는 법,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이를 용서로 끌어안으라고 조언한다.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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