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이 자율 합의한 반도체 등 7개 업종의 사업구조조정방안에 대한 주채권은행 주도의 평가가 부실화될 공산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1일 금융계에 따르면 5대그룹 주채권은행의 여신담당 임직원과 회계전문가로 구성된 업종별 실무추진위원회는 금주부터 재계가 자율 합의한 석유화학 등 7개 업종구조조정의 구체적인 세부실천계획을 제출받아 적정성 평가에 들어간다.
다만 반도체 업종은 재계가 선정한 제3의 기관이 평가를 마치고 경영주체를 확정지은 이후 세부실천계획을 받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에 앞서 평가요소로 ▲시너지효과 및 경쟁력 강화 정도 ▲재무구조 건실화 및 여신부실화 위험 경감 정도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 ▲기업주.종업원.투자자.채권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간 손실분담의 적정성 등을 실무추진위에 제시했다.
그러나 평가착수에 즈음해 벌써부터 평가를 주도할 주채권은행을 중심으로 능력의 한계 등을 이유로 평가가 ‘겉핥기’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있다.
평가작업을 총괄하는 사업구조조정 추진위원회 위원장도 인력과 시간의 부족, 평가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모든 평가요소를 검증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吳浩根 추진위원장은 “평가의 초점은 재무구조개선에 맞춰질 것이며 여기에 채무상환조정 요구가 있을때 이에 상응하는 자구노력이 전제돼 있는 지를 판단할 것”이라며 “시너지효과나 경쟁력 강화 정도, 자구계획의 실현 가능성 등은 평가하기어려운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들의 평가에 대한 견해는 이보다 훨씬 회의적이다.
이들 은행은 은행과 회계전문가들은 재무제표상 수치는 볼 수 있어도 외자유치,자산 매각 등 자구노력의 실현가능성을 따질 수 없으며 시너지 효과나 경쟁력 강화등 사안은 더더욱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결국 재벌들이 제출한 구조조정계획 내용중 부채조정 요구만 검토할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무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은행 임직원과 회계전문가 등 4명이 한달내 2∼3개재벌에 걸쳐 있는 업종의 사업계획을 평가하라는 것은 짜맞추기식 계획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실무추진위 한 관계자는 “재무제표상의 수치는 단순 목표에 불과할 뿐 목표의 실현성 여부가 관건인데 이는 기업비밀과 연계돼 있어 재벌들이 절대 공개하지않는다”고 말했다.
사업추진위 한 관계자는 “은행이 말을 듣지 않는 5대그룹에 대해 여신중단, 회수 등의 제재조치를 실제 취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은행과 재벌간 힘의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