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11월 15일] 성장ㆍ무역확대 다짐한 APEC 정상회의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역내 성장전략과 무역자유화 촉진 방안을 담은 '요코하마 비전'을 채택하고 14일 폐막했다.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간 나오토 일본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APEC 21개 회원국 정상들은 역내 무역 불균형과 경제통합, 보호무역주의 억제 등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변화와 행동'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의 성과는 무엇보다 경제 불균형 시정과 환경대책 등 5개 항을 골자로 한 '역내 성장전략'을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이다. 정상들은 오는 2015년까지 이를 토대로 추진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로 성장둔화와 고용부진이 좀체 해소되지 않는 경제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적극 발굴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정상들은 이를 위해 보호무역조치의 금지를 3년간 연장하는 동시에 답보상태에 있는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에 속력을 내기로 다짐했다. 역내 교역 활성화를 통한 세계경제의 발전과 무역증진 등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다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성장전략의 수치목표를 설정하지 못한 점이나 지역경제 통합을 구체화하기로 한 지난해 싱가포르 회의 선언을 이행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요코하마 회의가 환율문제를 놓고 격돌한 G20 정상회의에 밀려 열기가 식은데다 미국 등 선진국과 중국 등 신흥국 간 갈등의 골이 깊었고 의장국인 일본은 중국ㆍ러시아와의 영토갈등에 발목이 잡혀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던 탓이 크다. APEC은 국제협의체로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회원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규모와 인구 기준으로 각각 50%와 40%에 이르고 그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요코하마 회의가 시기적으로 미묘한 때에 열려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회원국 간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역내 성장전략을 수립해 APEC이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가 되도록 해야 한다. G20에서 자유무역 확산과 환율갈등 해소 등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역할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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