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군사행동 중단을 촉구한 이후 급속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의 향방이 이번 주 최대의 관심거리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가지 근거를 제시하며 조심스레 안정세 유지를 점치고 있다.
우선 미국이 기존 친(親)이스라엘적 태도에서 입장을 선회,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지역 철수를 강력히 촉구함에 따라 이 지역의 긴장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
뉴욕 소재 범햄 증권사의 에너지 분석 책임자 모르데차이 아비르는 "이스라엘이 유럽이나 아랍의 목소리는 무시할 수 있어도 미국의 요구는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면서 "미국의 중동 개입 결정이 국제 석유 수급을 안정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불안감으로 인한 투기심리가 지배적이었던 석유 시장은 관망세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의 철군을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세계적으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것도 이스라엘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군사행동 중단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1973년과 같은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 금수가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유가 안정세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라크에 이어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서방에 대한 석유수출을 한달간 중단하자고 이슬람권에 제의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사무총장은 회원국으로부터 수출 중단에 대한 어떤 제안도 없었으며, 이는 석유 수급 안정에 주력한다는 OPEC 방침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앞서 유가가 강세를 보인 틈을 타 하루 43만배럴 증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증산을 추진해온 러시아가 오는 8일 같은 OPEC 비회원국인 노르웨이와 시장 수급 및 가격 동향에 대한 협의를 할 것이란 사실도 유가 안정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알라론 트레이딩 코프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이번 회의로 올 초부터 시작된 OPEC과 비 OPEC간 감산 공조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 "며 OPEC 비회원국들을 중심으로 증산 결정이 이루어지면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노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