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민관공동 5년간 5,000억 집중투자

■ 부품·소재 中核기업 300개 육성<br>국내개발 어려운 품목 기술 도입·맞춤형 외자 유치<br>반도체·車·조선등 1兆씩 '수급기업 추자펀드' 조성

정부가 17일 부품ㆍ소재 중핵기업 육성전략을 수립한 것은 대일(對日) 무역역조를 개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산업연관 효과를 높이며 장기적으로 중국시장이 커질 때 한국경제의 먹거리를 찾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경쟁력 있는 부품ㆍ소재기업을 키워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수출이 증가해도 국내 고용이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간 양극화만 심화되고 있었다”며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중국의 급성장 등 대내외 환경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부품ㆍ소재산업의 장단점을 분석, 이번 발전전략을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부품ㆍ소재 중핵기업은 원천기술 개발능력을 갖고 둘 이상의 수요처를 확보함으로써 수요 대기업에 종속되지 않고 자생능력을 가지는 기업을 의미한다. 단순생산보다는 부품덩어리채 생산(모듈화)이 가능하고 해외시장 진출여력이 있는 기업으로 구체적으로는 매출 2,000억원, 수출 1억달러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규정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중핵기업이 국내에 300개 정도는 있어야 안정된 산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10대 전략 부품ㆍ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에 민관 공동으로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집중 투자하며 또 매년 50개 내외의 시장수요형 부품ㆍ소재 품목을 발굴 지원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국내에서 개발이 어려운 품목에 대해서는 기술도입과 맞춤형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부품ㆍ소재가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지만 원천기술 부족으로 핵심 부품ㆍ소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함에 따라 첨단 부품ㆍ소재를 중심으로 대일 무역적자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0년(93~2003년)간 부품ㆍ소재 대일적자 누계는 1,021달러에 달했고 지난해도 171억달러로 집계됐다. 정부는 이번 부품ㆍ소재산업 발전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오는 2010년에는 한국이 핵심 부품ㆍ소재의 세계적 공급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강조했다. 중핵기업으로 간주할 수 있는 기업으로 지난해 말 기준 179개사가 매출 2,000억원을 초과했고 이 가운데 150개사가 수출 1억달러를 넘어섰다. 정부는 향후 300개로 확대한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기업특성에 따라 ▦원재료(글로벌 메이저사) ▦소재(국내 대기업) ▦단위부품(중소기업) ▦모듈부품(중핵기업) ▦완제품(수요 대기업) 5단계로 분류했다. 소재기업과 중핵기업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중소ㆍ벤처 부품기업은 자금 및 기술지원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며 수요기업은 대ㆍ중소기업 협력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유형별 특성에 따라 ▦미래원천형에는 10대 전략 부품ㆍ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민관 공동으로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을 집중 투자하고 ▦시장수요형은 한일 FTA에 따른 수입증가 및 중국 수출확대 등 매년 50개 내외 품목에 500억원을 지원하며 ▦경쟁력 취약형은 맞춤형 투자유치 및 해외기술 도입ㆍ협력을 추진한다. 부품ㆍ소재의 사업화를 위해서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차세대 부품ㆍ소재산업 육성자금, 1,100억원의 중소기업진흥 및 산업기반기금 등을 활용하고 반도체ㆍ자동차ㆍ조선 등 주요 업종은 정부와 부품ㆍ소재기업,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각 1조원 규모의 ‘수급기업투자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수급기업간 협력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조장비 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수요기업-부품ㆍ소재기업간 쌍방향 구매정보 포털을 구축한다. 하반기부터는 ‘신기술제품 성능보험제도’를 실시하는 등 부품ㆍ소재 구매촉진을 위한 보증보험 도입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부품ㆍ소재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현재 30% 미만으로 규정된 출자총액제한을 완화하는 것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 9.2%인 국방 연구개발비를 15% 가량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투자확대 방책이다. 정부는 이번 발전전략 노력이 가시화될 경우 부품ㆍ소재산업의 수출비중이 지난해 43.8%에서 2010년에는 50%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081억달러이던 수출규모가 2010년이면 2,500억달러에 육박하고 무역수지 또한 148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보는 것. 또 핵심 부품ㆍ소재를 자급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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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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