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삼성전자 소송 건 애플의 노림수

세계 스마트기기 시장을 선도하는 애플이 삼성전자에 대해 특허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특허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좋은 사례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 '갤럭시탭' 등이 자사의 '아이폰' '아이패드'를 베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최근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애플을 통신표준 침해 혐의로 맞소송하겠다고 밝혀 양사의 법적 분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가 곧 '갤럭시S2'를 내놓고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려는 것을 사전에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매년 6월 아이폰 신제품을 선보여온 애플은 올해 CEO인 스티브 잡스의 병가에다 일본 대지진 여파에 따른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으면서 '아이폰5' 출시가 늦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이벌이자 협력사인 삼성의 위협이 그만큼 커지게 된 것이다. 삼성은 애플의 최대 라이벌이기도 하지만 주요 협력업체다. 애플이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구입한 부품은 6조원 이상이고 삼성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약 80억달러에 달한다. 이처럼 긴밀한 협력관계에도 불구하고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스마트폰 경쟁에서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경쟁의 최대 무기는 특허권이다. '특허괴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IT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간 특허소송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10년 동안 삼성ㆍ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이 지식재산권과 관련해 외국 업체들에 소송을 당한 건수만도 364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 기업이 무려 242건이다. 선진국 경쟁업체들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특허 소송에 휘말리면 경영활동에 큰 차질을 빚는 것은 물론 패소할 경우 막대한 금전적 부담으로 이어져 치명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어느 기업이라도 특허소송에 휘말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허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소송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다. 특허를 비롯한 지적재산권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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