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음악 통해 사회공헌 방법 가르치죠"

'엘 시스테마' 공동 창립자 플로 회장 방한<br>문화부와 협약 '엘 시스테마 코리아' 창단


"국내외 대기업과 중소기업 약 25개가 엘 시스테마를 후원해주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썼던 악기나 복사기 등을 기증해주는 개인 후원도 많지요. 엘 시스테마는 단순히 음악 교육이 아닌 사회 운동입니다." 베네수엘라 오케스트라를 세계에 알린 엘 시스테마(El Sistema)의 공동 창립자인 프랑크 디 플로 회장이 한국을 찾았다. 플로 회장은 "한국도 '꿈의 오케스트라'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엘 시스테마와 같은 어린이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있는데 우리의 경험을 배워 잘 꾸려나갔으면 한다"며 "음악에 대한 열정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재단인 엘 시스테마는 지난 2월 대통력 직속기관으로 편입됐다. 연간 2억 9,000만 달러의 예산(약 3,286억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아동 및 청소년들 중 20% 가량이 엘 시스테마의 음악 교육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엘 시스테마를 거쳐간 아이들 수는 약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한 명의 음악인을 양성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립니다. 7~8세도 음악 교육을 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라고 판단하지요. 보통 엘 시스테마에서 교육을 시작하는 아이들은 2~3세 때부터 악기를 접합니다. 이때의 교육은 악기를 가지고 노는 수준이지만 음악에 흥미를 붙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이 시스템의 특징은 선생님의 수를 헤아릴 수 없다는 것. 아이들이 2년 정도 음악교육을 받으면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식으로 1차 교육이 운용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앙상블을 접하고 어떤 악기를 배우고 싶은지, 계속 음악을 하고 싶은지를 결정한다. "오전에 악기 연습을 하면 오후에는 합주를 하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용합니다. 한 번 오케스트라 합주를 해보면 아이들은 자신이 오케스트라의 일원이라는 생각 때문에 쉽게 그만두려 하지 않지요. " LA필하모닉 상임 지휘자인 구스타보 두다멜 역시 엘 시스테마를 통해 음악을 접하고 현재의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플로 회장은 엘 시스테마의 궁극적인 목적이 음악인을 키우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엘 시스테마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뛰어난 음악 인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성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이라는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 지 음악을 통해 가르쳐준다"고 설명했다. 플로 회장의 방한은 엘 시스테마 내 125개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카라카스 유스 오케스트라가 25일과 26일 각각 예술의전당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공연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한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베네수엘라 엘 시스테마는 이날 협약식을 갖고'엘 시스테마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국내 오케스트라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엘 시스테마의 교습법과 악보, 레퍼토리 등을 제공받아 한국 오케스트라 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엘 시스테마측은 교습법 등의 제공에 비용은 요구하지 않되 소외계층의 음악교육 확산으로 엘 시스테마 창립 정신이 지속될 수 있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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