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타이틀을 지닌 하네 나오키는 1976년 생. 새 본인방이 된 다카오 신지도 동갑이다. 그들보다 2년 연하인 야마시타 게이고와 4년 연하인 장쉬. 이들을 한데 묶어 사천왕이라 부르고 있다. 한국의 사천왕이라면 1975년 생인 이창호, 그보다 8년 연하인 이세돌, 그리고 1985년 생인 박영훈과 최철한이 손꼽혀야 할 것이다. 연령을 비교한다면 한국쪽의 평균연령이 훨씬 싱싱하며 그 동안 국제 대회에서 맞닥뜨렸던 전적을 보아도 한국쪽이 월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일본기원이 발행하는 ‘고월드’에서 사천왕지상해설회를 마련한 것에 대하여 상당한 부러움을 느꼈다. 그들의 합동연구 시스템에 대한 부러움이었다. 한국의 경우에 이창호와 이세돌은 함께 연구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박영훈과 최철한도 최근에는 따로 놀고 있다. 합동연구가 능사는 아니겠지만 일말의 아쉬움이 있다. 일본의 사천왕도 몇 달 지나고부터는 속내를 속속들이 털어놓는 것에 부담이 느껴졌는지 해설회에 나오는 열성이 많이 줄어버렸다. 그건 나중 얘기이고 이 바둑의 합동연구를 하던 무렵에는 각자의 지닌 모든 것을 죄다 드러내었고 참석자들이 많은 유익과 힌트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흑41은 백에게 참고도1의 백1로 뛰라는 주문이다. 그것이면 흑은 2에서 4로 하변을 키우는 리듬을 찾을 예정이다. 그것을 간파한 야마시타는 백42로 딴전을 부렸다. 그러나 사천왕의 검토모임에서는 백42로 참고도2의 백1에 협공하여 5까지로 공격하고 싶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