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임원까지 22.4년… 대기업 승진 '바늘구멍'

대졸 신입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는 평균 22.4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기업일수록 승진 대상자 중 실제 승진율은 낮아지는 승진 정체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대기업을 중심으로 발탁 승진제도 도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직급 정년제도를 채택하는 곳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승진 `문턱 높다' =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100인 이상 396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 30일 발표한 `승진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졸신입 사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 22.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별 규정상 승진 연수인 평균 20년을 2.4년 초과하는 것이다. 하위직위에서는 대체로 규정상 승진연수와 실제 승진연수가 근접해 있는 반면 상위직위로 올라갈수록 그 차이가 벌어졌다. 지난 96년 대비 `부장→임원'의 실제 승진 연수가 5.6년에서 5.0년으로 줄어든 것을 빼고는 나머지 직위에서는 규정상 승진연수와 실제 승진연수가 모두 증가, 갈수록 승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연간 승진대상자 중 실제 승진율은 44.5%에 그쳤다. 직위별로는 `대졸신입→대리' 57.4%, `대리→과장' 45.4%, `차장→부장' 33.6% 등 직위가 높을수록 승진율이 낮아져 올라갈수록 `병목현상'이 심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43.2%로 중소기업(75.0%)에 비해 턱없이 낮았다. 특히 대기업에서 부장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는 비율은 32.7%에 그쳤다. 승진정체 현상을 직무형태로 보면 사무직의 경우 `심각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29.8%, `없다' 17.7%인 반면 생산직은 `심각하다' 27.1%, `없다' 30.0%로 조사돼 사무직의 적체 현상이 상대적으로 심각했다. 그러나 연도별 승진 정체 체감도는 오히려 생산직이 더 상승 추세에 있다. 이는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성 노조 등의 영향으로 생산직의 고용조정이 어려워져 승진대상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경총은 분석했다. 기업 규모별로로 대기업의 승진정체 체감도가 중소기업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다. ◆능력 없으면 `도태'..발탁승진제.직급정년제 확산 = 발탁승진제와 관련, `시행중'이 46.5%, `도입을 고려중'이 11.1%를 기록, 이미 도입했거나 향후 계획중인곳의 비중(57.6%)이 96년 조사 때(31.7%)에 비해 두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59.8%가 이미 도입했고 13.1%는 도입할 예정으로 나타나 발탁승진제가 보편적 제도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가 두드러졌다. 부장에서 임원으로 진급하는 데 걸리는 연수가 96년 5.6년에서 올해 5.0년으로 줄어든 것도 최근 임원급을 중심으로 능력에 의한 발탁승진제가 확산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직급정년제의 경우 현재 이를 도입했거나(13.1%) 도입예정(16.2%) 인 기업은 29.3%로 96년 13.2%(도입 7.8%+도입예정 5.4%)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정년제란 특정 직급에서 정해진 기간 내에 승진하지 못하면 승진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한편 승진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전문지식이 28.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는 `개인실적' 25.3%, `관리능력' 17.4% 등의 순이었다. 반면 근속연수(14.6%), 학력(1.8%), 성(0.5%), 연령(0.3%) 등 과거 연공주의 인사에서 중요시되던 부분의 비율은 현저히 낮아졌다. 96년 조사에서는 승진시 고려요소로 개인실적, 관리능력, 전문지식이 1∼3 순위를 차지한 반면 올해 조사에서는 전문지식, 개인실적, 관리능력의 순으로 나타나 전문지식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