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4월 25일] 먹거리 안전성이 경쟁력

최근 곡물가격 급등은 농업의 중요성과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 진입이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그간 우리 국민과 정부는 시장개방화에 따른 농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왔다. 그 결과 우리 농업의 품질경쟁력은 어느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소비자도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위해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파악하고 이를 기업경쟁력으로 이끌어간다. 그런데 우리 농업은 어떠했는가. 혹시 좋은 상품만 만들면 된다는 생산지향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던 것은 아닌가. 최근 서울시는 앞으로 우리 농업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식품을 선택할 때 가격이나 품질보다 안전성을 우선시하고,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먹거리 안전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입식품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의 84.6%가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간 소비자들이 수입산보다 비싼 가격에도 우리 농축산물을 애용한 저변에는 국민적 애국심 못지않게 국내 농축산물이 안전하다는 믿음이 깔려 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때문에 신토불이라는 국민적 정서를 이제는 식품 안전성이라는 과학적 개념으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국내 농축산업의 경쟁력 제고도 이제는 기존의 가격ㆍ품질경쟁력 제고에서 안전성 확보를 통한 대외경쟁력 제고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축산물은 도축ㆍ가공 등 많은 처리과정이 필요하고 인수공통의 가축질병 문제, 단백질 식품으로 쉽게 부패되는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안전성을 유독 중요하게 고려하는 부문이다. 이 같은 소비자 성향이 우리 축산업을 위해서는 위기이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구축해온 품질경쟁력을 토대로 안전성 문제를 해소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우리 축산업은 오히려 대외경쟁력을 크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역할도 필요하지만 소비자 접점에서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믿고 살 수 있도록 축산물 소매 단계의 유통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축산물을 구입할 때 무엇을 가장 불안해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이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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