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저축은행 부실규모 파악이 선결과제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 마스터플랜을 곧 마련할 것이며 연착륙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구상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또 "상반기 8개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급한 불을 껐다"고 밝혀 하반기에는 구조조정 당하는 저축은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임을 내비쳤다. 정부는 8개 부실 저축은행에 영업정치 조치를 내리면서 상반기에는 추가적인 영업정지 조치가 없을 것임을 누차 강조하며 예금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저축은행에 대한 예금자들의 불신과 불안감이 가라앉기는커녕 되레 증폭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의 부실과 비리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부실규모가 커지고 2010 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결산 결과가 공개되면 저축은행은 또 한차례 부실파동에 휘말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을 씻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위한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한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때그때 땜질식 처방만 해서는 저축은행 부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실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실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구조조정 자금이 얼마나 필요할지 짐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계정을 통해 10조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상반기 영업 정지된 8곳에만 최대 9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한 실정이다. 필요하다면 공적자금 조성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통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선결과제다. 아울러 저축은행의 건전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저축은행 사태의 근본 원인은 엉터리 경영지표와 감독부실이다.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조차 대부분 허위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실사를 통해 부실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저축은행의 경영지표를 바로 세워 신뢰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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