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캠퍼스, 취업준비학원 방불(취업대란)

◎전공외면 어학 컴퓨터강좌 “북적”/방학에도 도서관에 빈자리 없어/휴학후 해외어학연수 떠나기도올 가을 취업대란이 도래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대학가에는 여름방학이 사라졌다. 캠퍼스는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거대한 취업준비학원으로 전락했다. 대학마다 도서관 자리잡기는 하늘의 별따기이며 어학·컴퓨터 등 취업과외장은 새벽부터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취업을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해외어학연수를 떠나는 학생도 늘고 있다. 서울 신촌의 연세대 중앙도서관. 방학중인데도 상오8시만 지나면 4개 대형 열람실에는 빈자리가 거의 없다. 열람실에 들어서면 책상마다 전공서적은 찾아보기 어렵고 토플과 토익, 일반상식 등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사회학과 4학년 강모씨는 『자리를 차지하려면 7시까지 도서관에 도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별로 차이는 조금 있지만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학생중 30∼50%는 취업준비생. 주로 상경계나 공과대 등 취업이 잘되는 학과보다는 인문계, 사범계와 여학생이 많은 편이다. 대학생의 64%가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있으며 학문연구생은 1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서울대 교육연구소의 지난해 조사결과가 대학의 실상을 말해주고 있다. 또 다른 대학의 로비. 취업정보란 앞에 삼삼오오 몰려든 학생들이 열심히 게시판을 들여다보며 수첩에 메모하기 바쁘다. 『매일 체크하고 있으나 마음에 드는 회사가 별로 없다』고 이모양은 말했다. 취업정보실 최명식씨는 『최근 기업들의 추천의뢰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한달새 중소기업에서 보내 온 3∼4건이 고작』이라고 착잡해했다. 대학마다 여름방학중에 열고 있는 어학, 컴퓨터, 회계, 외환관리, 비서업무등 각종 취업과외장에는 새벽부터 수강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상오10시부터 1백분동안 K대 경영관에서 실시하는 토플강좌에는 5백여명의 학생들이 복도에까지 빽빽히 들어서 발디딜 틈도 없다. 또 컴퓨터 실습실에는 밤늦게까지 PC앞에 붙어 사는 학생들로 불야성을 이룬다. 『요즘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면 학점도 좋아야 하지만 외국어와 PC실력도 중요하다』고 윤모씨는 말했다. 명문대들은 사정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중하위권대학과 지방대, 여대 등은 더욱 심각하다. S여대 4학년 송모씨는 『기업들이 채용인원을 감축하면서 우선적으로 여성인원을 줄이는 바람에 취직이 더욱 어렵게 됐다. 졸업후 2∼3년씩 해외어학연수를 하면서 취직준비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S대 1학년인 이모씨는 『취업준비에 매달려 있는 선배들을 보니 대학이 마치 취업준비학원처럼 느껴져 실망스럽다』고 아쉬워했다.<연성주 기자> ◇김승조교수 약력 ▲50년 대구출생(47세) ▲서울대 항공과 졸업 ▲공군 과학기술장교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텍사스대 석·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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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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